처음 낚시에 입문할 때
그 당시 은성 1.5칸을 청량리 고바우 낚시점에서 큰 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손잡이까지 그럴듯하게 달려있어서 꽤 맘에 들었습니다.
낚시대 1 호 ,칸반대....
당시 자주 가던 곳은 철원의 학저수지
부들에 바짝 붙여야 입질이 들어오는 곳이기에,칸반으로는 조금 어려운 낚시였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잡아야겠다는 일념으로,다리를 걷고 수몰 논두렁을 따라 때묻지않은 웅덩이에 접근하여 좋은 조과를 보곤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나는 낚시대...
좋은 제품들이 쏟아지고,여유가 생길 때마다 한대씩 구입한 낚시대가 지금은 꽤나 있는 편입니다.

결혼을 하고
장인어른께서는 낚시를 한 때 무척 좋아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추억 삼아 동행출조도 서너번...
그 중에 학저수지도 같이 갔었습니다.
낚시를 접으신 지 오래 되셨는데도 실력만큼은 대단했습니다.
어쩌다 붕어를 잡아드리면,붕어찜에 소주 한 잔 나누며 이런저런 세상 경험담을 들려주시고,
맏사위의 장단에 흥이 오르면 온 식구들을 거느리고 노래방에 가서,세상의 무게를 떨쳐버리곤 했습니다.
청평댐에서 37짜리 월척을 잡아드렸더니,푸욱 고아 드시고는 덕분에 무릎이 좋아진 것 같으시다던,장인 어르신.......
그러던 몇 해 전 추석날
암으로 홀연히 세상을 떠나시면서

"신서방 애들을 잘 부탁하네...이제 네가 애들 친형이야..."
"......."


언제부터였는지
저의 1호 칸반대는 초릿대를 잃고 구석에 박혀 있었습니다.
새로운 칸반대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낚시장비를 정리하다 눈에 띄어,
사연도 많았던 칸반대를 다시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맞는 초릿대를 찾아보았습니다.
가지고 있던 낚시대를 전부 끼워봐도,낚시점을 뒤지며 찾아봐도 맞아떨어지는 초릿대가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처가에서 창고를 정리하다가 낡은 헝겁가방이 눈에 들어와 열어보니...
여기에는
장인어른께서 생전에 쓰시던 낡은 조구들이 들어있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조구들을 만지며 세팅을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쓸만한 게 없어보였습니다.
받침대,찌,뒷받침대,낚시대,바늘쌈지,낚시줄....헐은 살림망까지...
그 중 연두색 찌통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번쩍였습니다.
그것은 초릿대들이었습니다.
혹시 이 중에 저의 칸반에 맞는 게 있을까하여 몇 개를
맞추어 보니,
오~!!!
놀랍게도 제 짝이라도 만났다는 듯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아직 그 칸반대는
유효타를 날리며,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니,어쩌면 영원히 사용될 것입니다.저의 어린 자식들이 훗날 낚시를 한다면,
그 때에도 저의 칸반대는 훗날의 붕어들과 힘을 겨루며,

"이 낚시대가 어떤 낚시대인데~?!!!"

라며,
호령할 것입니다.





***예전에 올렸던 글인데...제 글이 손님 글이 되어 있어서 다시 옮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