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봄
선배와 둘이서 고삼지에 대박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초행 출조를 감행했습니다.
금요일 오후,막히는 고속도로 사정은 뻔했지만 그래도 낚시를 한다는 커다란 기대감…
살아 있는 동안에 가질 수 있는 행복 아니겠습니까..!!
도착한 시간은 저녁 무렵…아뿔사~
낚시가게를 찾지 못해서 그냥 쓰던 떡밥만 가지고 포인트도 모르겠고,고삼지 연안을 끼고 비포장 길로 구불구불 들어갔습니다.
저만의 ‘특별 포인트 보는 법’ 사전에 나와 있는 초행길 버전…

‘명당 자리에는 묘지가 있고,그 곳은 생명의 기운이 융성한 곳이므로 반드시 좋은 포인트가 된다~~~’

그리하여 가다가 풍수가 좋아보이는 곳에 무덤이 있길래 그 앞 수초대로 포인트 확정.
낚시대를 펴 보니 주위에 몇몇 조사님이 계시는데,거의 꽝~~
그런데 단 한 분….예쁜 토종을 살림망에 체포해 놓으셨는데,

“뭐에 나왔어요~? “
“지렁이요~”

‘이런,낚시가게도 못찾고 왔는데…지렁이에 나온다고?
오늘 허당이네~허당이여~’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그냥 갈 수도 없고…떡밥을 잘 요리해서 쓰면 뭐래도 잡겠지 하면서 입질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역시,허당~~
선배와 이슬이나 잡고,이 한밤을 대충 보내자~하면서 있었는데,지렁이 써서 붕어 잡은 조사님,,,잠시 차를 몰고 자리를 뜨시고 계셨습니다.
검은 그림자가 내게 다가와 속삭입니다.

“슬쩍 햄마~지렁이…! “

그렇지 !! 요때다 싶어 그 조사님 자리로 다가가 지렁이를 한 뭉치 집어들고 제 자리로 왔습니다.
지렁이를 달아 던지니,
흐잉 ! 옴매나~이럴수가~찌가 하늘높이…우와~휙 !!
이게 뭡니까 ? 한밤에 피래미라고 부르는 것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낚시 포기,,,~zzz~zzz~~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거어~참 이상허네~? 쥐가 지렁이도 묵나 ???? “

다음날 우리 일행은 남양호로 누가 볼새라 휘리릭 날아갔습니다.
그 때 그 쥐가 …
에구~ 바로 저였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