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03,2,27


지난 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태안 섭벌지로 출조했지만 낚시인들도 많지 않았고, 상류권에 자리한 낚시인들의 조과도 신통찮았다. 아무래도 저수지는 수온 상승이 더뎌 아직도 붕어가 겨울잠에서 깨지 못했는가 싶다. 하는 수 없이 손맛이라도 볼 요량으로 원북면의 이원수로로 옮겼다.

원북면 포지리 2구 마을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수로가 이원수로다. 간척지 수로로 물마른 적이 없어 현지민들은 물론 수도권 낚시회의 주말출조지로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일단 씨알면에서도 월척급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특히 마릿수면에서 허탕이 없는 곳이다. 때문에 시조회를 준비하는 직장낚시회라면 이곳을 점찍어 둘만하다.

이원수로는 바다를 막은 방조제를 기준으로 좌측과 우측으로 갈라져 있다. U자 형태를 하고 있어 수로의 길이가 길고 폭이 넓어 양쪽에서 동시에 낚싯대를 펼칠 수 있다. 말풀, 갈대 등 수초가 밀생하고 있지만 스윙낚시를 할 수 있는 자리도 있고, 수초치기에도 좋은 포인트가 많다. 또 하류권은 폭이 넓고 수심이 좋아 보트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중충한 하늘에 비를 뿌리는 날씨였지만 좌측 수로권에 서울 신답낚시회(총무 최기철)가 15명의 회원과 함께 출조해 있어 찾아가 보았더니 대부분의 회원들이 20~28㎝급 붕어 4~5수를 고루 낚아놓고 있었다.

지렁이를 미끼로 삭아내린 말풀 수초 사이를 살짝 노리면 2~3마디 쑥 밀어올린다. 챔질을 하면 15~20㎝ 붕어였다. 어떤 회원은 잔씨알 10여수를 방생하고도 20㎝급 이상으로 5수 낚아놓았고, 부지런히 포인트를 옮겨다닌 이승협(서울 중랑구 면목동)씨는 20~25㎝급 7마리를 낚기도 했다. 신답낚시회의 회장을 지낸 적이 있는 가수 박일준씨도 이날 오랜만에 만났다. 박씨의 아이스박스에는 20~26㎝급 붕어 7마리가 들어 있었다. 이원수로는 아직 붕어들의 겨울나기가 진행 중인 듯 활성도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 주말 포근한 날씨를 보인다면 월척도 가능할 것이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을 이용, 태안까지 간다. 태안에서 학암포 방면으로 가다가 원북에서 이원면 쪽으로 진행한다. 약 4㎞를 진행하면 직선 고갯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의 주행도로를 따라 진행하면 이원면 소재지 쪽이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포지리 마을 안내판을 보고, 좌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수로가 나온다. 조황문의 태안낚시백화점·041-675-7707

권범로·FTV 제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