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투에이스사 대표 채진호씨가 정도 낚시를 즐기자며 2001년 초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을 그대로 여기에 옮김니다.


                                   도를 잃은 꾼들에게 고함

  나는 붕어로소이다.

  우리가 오늘날 꾼들의 집중적인 타킷으로 사랑아닌 사랑을 받는 것은 고
집스럽게 지켜온 우리만의 정통 때문이라는 것을 꾼들은 모를리 없지 않소?

  이제 우리는 늦은감은 있지만 생존권 따위의 차원을 떠나 무엇이 존재하
고 있으므로 아름다운지를 위해 당당히 맞서 싸우려 하오.

  꾼들이여,  자신의 몸이 귀하다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신이 크다
고 남의 작음을 업신여기지 말라는 강태공의 말씀을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꾼들이여, 반만년 지켜온 그대 조상님들 작금의 현실을 볼 때 무슨 생각 하
시겠소.

  자연사랑의 지혜를 한번 돌아보시오 이름없는 들풀 한포기도 질서라는 기
준에 순응하여 사는 질서 말이요. 꾼들이시어, 법전의 법만 법이라 생각하
시오? 물속 우리 사는 세상에도 엄연한 질서가 있다오. 우리 모두 당신들을
보노라면 불쌍하다 못해  측은함 마져 든다오. 그렇다고 나무라지 마소. 금
수강산에 외색의 물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뿌리까지 뒤 흔드는 무
분별한 행위로 산하는 병들고 산다는 것조차 고통일 뿐이라오.

  포학한 외래어종은 이 땅 대대로 지켜온 토종 모두를 씨까지 말리려하고
인간사에서나 있는걸로 알고있는 혼혈이 이곳 우리 사는 곳에도 출현하는
기막힌 현실을 참을 수 없어 우리 토종붕어 모두는 총궐기에 이르렀소.

  우리 붕어는 우리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전통으로 지켜온 먹이를 섭
취하는 방법을 과감히 바꾸겠소. 다 아시지요?  간혹 법을 어기고 찌를 밀
어 올리는 동료가 있다면 이곳의 법대로 엄히 다스리겠소. 아마 모든 붕어
는 철저히 법을 준수하리라고 믿소.

                  ---   우리의  주장   ---

첫째 : 이 땅의 곡물이 아닌 인스턴트 및 외래식품을 과도히 투입하는 몰
          지각한 행위를 배격한다.
둘째 : 씨를 말리듯 포획하는 어(魚)백정 행위를 배격한다.
셋째 : 쓰레기 투기 및 폐수 방류 행위를 배격한다.
넷째 : 배꼽도 아물지 않은 아기붕어 포획 행위를 배격한다.
다섯째 : 해군(보트) 및 포병(릴)들의 무차별 주거침입 낚시 행위를 배격
             한다.
여섯째 : 아기붕어 태어나는 달의 낚시 행위를 배격한다.

                                2001년 1월  토종붕어 일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