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쉬~
가로수 이파리가 서로 몸을부딛치며 일으킨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와 가슴을 움크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계절은 성큼 초겨울의 문턱에 발을 올려놓고
청계천 산책객들의 발걸음을 통제하다 지쳐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청계천 5가에 도착했습니다.

(실은 제 직장이 종로5가인지라 몇초 똑딱하는 사이에 도착해 브럿당께!)^^

희디 흰 청계천의 맑은 물이 가슴속까지 시리게 만들고 있는데
간간히 눈에 띄는 물고기가
눈길을 사로잡으며 매운 바람조차 잊게 만듭니다.

한치 두치 세치 되는 붕어들이
20~30마리씩 떼를 이루며 유영하는데,

일렬 종대가 됬다가
일렬 횡대가 됬다가
또한 갈매기 모형을 이루었다 합니다.

작은 생명체들이 자신의 몸체를 크게 보이게 함으로서
생존을 하고자하는 동물의 본능은
붕어도 예외가 아닌가 합니다.

물고기가 청계천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아이가

엄마~ 저것 좀 봐!
(엄마): 응, 붕어다!

일반 사람들은 그냥 붕어가 놀고 있는
사실만 가지고 즐기지만

저희 꾼은 어느 지형에
붕어가 머무는 지 궁금해 합니다.

여의 크기에 따라서
유영하는 붕어의 개체수가 다양합니다.

그리고
여의 흐름을 따라서 붕어가 유영하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황혼이 빌딩 끝자락에 걸터앉아
담배 한대를 꼬시는가?
서녁이 붉게 물드기 시작합니다.

황혼과 마주앉아 낚시하면
참으로~
즐낚이라 싶어...... ^^

마음 속에 소중히 간직했던 낚싯대를
조심스레 꺼내들고

여의 흐름을 따라
살며시 드리워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