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지는 호수위에 가을산이 누워있네.

낙엽 따라 흐르는 찌 바라 보아 무엇하리.

낙엽을 깔고 앉아서 술잔이나 기울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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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지대(http://fishingzone.net/) 친선대회 날자를 잡고 보니
날씨가 무척 추워진다고 한다.
조황이야 좋던 말던 별 걱정이 없지만
추위속에서 밤낚시를 한다는 것이 여간 여렵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도 많지만 아직 대물낚시에 익숙하지 못한 신입회원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토요일, 생각보다 날씨가 따듯하고 맑은 가을 하늘에 햇살이 따갑게 빛나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 점심을 먹는둥 마는둥 저수지로 가니
만물사랑님이 벌써 도착해서 저수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상류가 마음에 들지만 본부석에 가깝게 앉아야겠기에 제방에 자리를 잡고 나니
망태기님이 텐트를 가지고 와 방금 추수가 끝난 논에 주인의 승락을 받아 집을 짓고 나니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하였다.

이미 친숙한 회원님도 있고, 봄에 만났던 회원님도 있어 반가움을 더했지만
처음 대하는 회원님들이 너무 고마웠다.

낚시라는 취미하나로 먼길을 달려 오신 님들은
붕어가 좋아서 일까, 아니면 친구가 좋아서 일까?

처음대하는 모습이지만 오랜 친구같은 친숙한 생각이 드는 건
이미 글로 통해서 서로가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회원님들의 사진을 올려야겠지만
먼저 오신, 길가에 앉으신 님들의 모습만 담았다.

가을 햇살에 얼굴이 따갑지만 하룻밤 노숙할 집을 짓고
대물의 꿈과,
금반지 등 푸짐한 상품의 기대를 가슴에 안고
하나 둘 낚시대를 고요한 수면위에 드리우고
들녘을 바라보니 황금색으로 물든 들판이 눈에 들어왔다.

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경문화로 이루어진 우리나라는 먹고 살기 힘든 때부터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가장 좋아하였고
곡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풍년이 들면 마음마저 넉넉해
가난한 이웃에게 추수한 곡식을 나누어 먹기도 했었다.

金剛山도 食後景이라고 했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텐트속에서 볏짚은 깔고  앉아 먹는 저녁맛은
어느 호화스런 고급식당에서 멋는 진수성찬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흔한 돼지고기를 푹 삶아 소주 한잔씩 서로 권하면 마시는 그  맛은
잔 속에 진한 우정이 담겨져 있어서 더욱 맛이 좋은가?

단 한번의 시원하고 중후한 입질을 맞기 위하여
추위와 졸음을 견디며 긴~긴 밤을 지세웠지만
빰치급의 붕어만 몇 마리 사로잡고 아침을 맞으니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을 말해주듯이 진한 물안개가 저수지 수면을 가득히 덮고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물안개가 흩어지고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서리가 하얗게 내려 곺게 핀 구절초가 처랑하게 느껴지고
꽁꽁 얼어버린 낚시대는 겨울을 보는 듯 했다.

최대어가 7치가 겨우 넘지만 밤새 올린 조과를 자랑을 하고
상품을 받는 회원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지만

비록 등수에 들진 못해도 뒤에서 열심히 박수를 치는 회원님들은
다음 기회에 기필코 대물을 잡아 상품을 타겠다고 다짐을 할 것이다.

자연이 좋아서 일까?
물이 그리워서 일까?

친구와 만나 소주 한잔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일까?
시원한 입질과 용트림하는 대물을 만나고 싶어서 일까?
상품을 타서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서 일까?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첫서리 하얗게 내리는 추운 가을 밤
밤세워 물가를 바로보고 앉았던 친구들이 좋다.

소주 한잔 나누어 마시며 하룻밤 우정을 나누고
틈나는대로 다시 만나자며 손을 내미는 친구들.

그래도, 우리는 내년 봄에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며
서로가 손을 흔들며 왔던 길을 되돌아 가야만 했다.

가슴 가득히 우정을 담고......(끝)

참가하신 회원님들, 반가웠습니다.

준비하신 임원님들, 고마웠습니다.

취사반장 만물사랑,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