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할 일





정말 하기 싫었다.

내 땅 한 평 제대로 건사 못해

허구헌날 비빔밥인 이 화상에게

어쩌다 사람 고르는 일을 주셨노

회사라고 잘못 걸린 간판보고

청운에 주렁주렁 밥줄까지 매달고온

한 치 속도 찔러볼 도리 없는 맑은 눈.

선잠 깬 두꺼비였네 자네들,

조용조용 소매 끝까지 시리고들 아픈데

타는 가슴속을 짐작할까

면접지침서에 밑줄대로 목청까지 당당하지만

좀 겁나고 애타는지 이름까지 놓쳐부러

얽히고 설킨 뿌리 줄기 차분히 가려 더듬으면

누군들 실한 뼈마디 하나 없을까

내가 자네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몇 번씩 가슴 쓸었고,

가끔 저 의자에 앉아 말문 막히는

개꿈을 꾼 새벽은



영락없이 바람 부는 北川에 나앉아

자갈밭 한 평이 되었다

내 땅에 휘휘 부는

한 평 바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