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2
-바다 새-

김태인

넓은 바다 위를 날고 있는 새들이나
깊은 바다 속으로 자맥질하는 새들을 바라 볼 때면
홀로 자유롭고, 응당 평화롭다

바다가 있기에, 바다 새를 의식해야 하며
바다 새를 얘기해야 한다면
크게 잘못된 편견

무슨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저 깊은 바다
뜨끈한 심장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모를
저 넓은 바다
매끼, 땟거리만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리라

깊은 만큼 채우려다
뒤틀려 게워 내는 참지 못한 분노도
넓은 만큼 받아 주려다
버거워 쏟아 내는 횡포 같은 심술도
아울러 주고 있지 아니한가

보라
바다는 바다 새에게 삶이라는 대상으로
끈기지 않을 시상(詩想)을 던지고 있고
바다 새는 바다를 위해 멋진 낭만과
맛깔 나는 시를 짓고 있지 않은가

서로가 주고받는 완벽한 공생 관계이며
어우러져 동거하니 조화로운 사이이다
그렇기에 나는
바다와 바다 새를 볼 때마다
바다 새가 지어 주는 수많은 시들을
벅찬 가슴으로 흡족하게 읊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그 무엇도 홀로 빛나지는 못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