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마!! 메기나 건빵이다!!!...

오늘도 사무실에서
뒹굴 뒹굴 하고 있네요..
은행분들 한테는 미안하지만..은행 일처리가 이렇게 늦어서야..원...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래서 책상머리에 앉아 이렇게 글을씁니다...
다음주부터는 겁나게 바빠야 하는데...참.나..원....


요즘 낚시를 안다녀서 결국 생각나는 추억의 조행기를 쓰게 됩니다..
세월도 많이 흘렀고...세상도 많이 변했고..
곁에 있던 친구도 없어지고...

안양에서 태어나서 쭉 학교다닐때 몇 년 빼놓고는 계속 안양에서 살았죠..
저 어렸을때만 하더라도 안양은 안양읍이였습니다..
안양천에서 고기를 잡고 물장구 치고 했었으니까요...

동네 불알(?)친구들도 꽤 많았죠..
암튼 그중 한놈과의 에피소드입니다..

철들고 결혼해서 신혼때쯤이었던것 같습니다..
그때는 향어,잉어낚시가 한참이었죠..
붕어는 잡으면 “뭐 이딴게 있어?” 하고 방생하던지..집어던지던지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안양에서 가까운곳으로 낚시를 다니던때였습니다..입어료 내고요..
요즘은 아주 조그만한 양어장에 입어료 내고 낚시를 하지만 그게 취미에 안맞아서
그래도 넓은곳에서 낚시를 하고 싶은데
경기도 근방은 전부 돈을 받는 저수지가 많아 그래도 가까운 용인에 있는
신원낚시터를 자주 갔었습니다.. 용인 천리인지 묵리인지 아무튼 신원컨트리클럽 가기 바로 직전에 있는 저수지...그때도 2만원을 받았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심은 후해서...둘이가서 한놈은 낚시안한다고 하면...그냥 한명분만 내고 낚시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놈과 둘이서 나중에는 선배한분도 동참했지만
둘이서 룰루랄라...신원저수지를 향했습니다.
출발전날...친구녀석들과의 술자리에서 제 친구녀석이 호언장담을 하더군요..

내일낚시가는데 메기랑 잉어랑 겁나게 잡아올테니
양념 준비해놓으라구요...
친구녀석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음식점하는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해뒀습니다...
준비 철저!! 이말만 전하구..ㅎㅎ

때는 여름이어서 날씨가 무척 더웠습니다...
신원저수지 포인트는 길가옆 버드나무인가 무슨나무가 커다랗게 서있는 그지점이
포인트 였습니다..언제나 그 자리에는 사람이 꼭 앉아 있었으니까요..
처음에는 우리도 그 자리를 노렸는데...벌써 선점당한지라..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죠...
제방 무너미 옆에서 그동네 꼬마녀석이 낚시를 하고 있더군요...

친구녀석이 다가가서 “ 뭐좀 잡았니? 꼬마야?”
돌아보며 해밝은 웃음으로 답을 해줍니다...“메기 서너마리 잡았어여..”
“그래?” 친구녀석은 그 꼬마 살림망(당시 양파자루 였던걸로 기억됩니다)을 들춰봅니다..

실한 메기가 3마리 들어있더군요..
“너 언제부터 낚시했니?” “낚시한지 한두시간 밖에 안됐어요”꼬마는 대답한다..
“그럼 여기가 메기 터인가보구나...”“미끼는 뭘로 쓰니?”
꼬마녀석은 집에서 가져왔는지 스텐밥그릇 비슷한것에다가 담긴 미끼를 보여준다.

“이게 뭐니?”
“ 그거 고등어에요...여기는 고등어 미끼를 쓰면 잘잡혀요..”

친구녀석 눈이 빛났다..
마치 시험전날 미리 답안지 구해서 100점 맞을 확신이 선것처럼 의기양양 해진다..
“그래? 고등어란 말이지...흐흐흐...”

“야!! 차키좀 줘바..나 나갔다 올게”
녀석은 큰 덩치로 오토바이소리를 내며 차로 달려가서 냅다 나갑니다..

옆에 앉아 녀석을 기다리는데 그꼬마가 메기한마리를 또 낚아내더군요..
선수뺨치게 말입니다..
“아저씨 메기 드릴까요?”
자존심이 있지..나두 낚시하러 왔는데...설마 니가 잡는데 내가 못잡겠냐?라는 생각이
뇌를 스치더군요..
“괜찮아  너나 부모님 갖다 드리면 아버지가 매운탕 좋아하실꺼야..갖다 드리렴”

녀석 대답이 가관이다
“그것도 가끔잡아야죠...매일잡아다 드리면 귀찮아져요..”
참나...이녀석 보소...
암튼 메기 네 마리를 망태기에 넣고서 꼬마는 엉덩이 흔들면서 집으로 갔고..
더위를 피할셈으로 나는 나무밑에서 앉아 있었다..

멀리서 친구녀석이 날라(?)온다..

“ #$%$#..동네 슈퍼에는 없다구 그래서 용인 시장까지 갔다왔어”
의기양양하게 뭐 보물이라도 보여주듯
사온 고등어를 내게 들이민다..

가자!!! 메기 잡으러....

녀석 낚시가방에서 릴대 3대가 나온다..
꿈지럭거리면서 릴바늘에 잘 칼질해서 네모낳게 만든 고등어를 달아 힘차게 던진다..

“내가 말야 한강에서 릴쏘믄 100미터는 나가...” 짜식 던지기전 으쓱하며 내게
호들갑떨며 유세를 한다..

휙...
퍽??
바로 발앞에 떨어진다..

100미터?? 우끼고 자빠졌네...^%#$^%

뭐를 걸어야 하는데 그게 안걸어서 그렇다는둥...암튼 쪽팔린지 허둥대며
뒤로 3보갔다가 던진다...
한 십여미터정도 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강에서 던질때는 떡밥 무게가 있어서 멀리 나갔는데...이거 추가 작아서 그런지 안나가네..ㅠ.ㅠ”
너스레를 떤다...
3대 다 집어던지고 방울 짠!!하게 달고 그늘밑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녀석 돗자리 깔고 와서 누우라고 친절히 안내한다...

낚시는 더위로 인해 밤낚시나 해야 하기에 녀석의 말에 수긍하며 드러누워서
콧노래 부르며 남자들이 의례하는 음담패설로 시간을 죽인다..

그렇게 한 세시간이 흘렀나보다..
그늘에 있다보니 슬슬 잠도 오고해서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
녀석이 먼저 일어나서 릴세워놓은 근방에서 고개를 갸웃갸웃거리며 있는것이다..

“뭐좀 잡혔냐?”내 묻는말에 녀석은..
“아니 줄이 좀 늘어져서 그거 팽팽히 잡아놓을려구...”
녀석도 조바심이 났는지 연신 방울만 쳐다본다...

저녁이 되어서
물가 좌대에 낚싯대를 펼쳤다...
밤케미에 도취되어 풀벌래소리 개구리소리 듣다보면
한마디 어신이 온다..
잉어 아니면 향어다..
그렇게 향어 서너마리를 잡다보니...선배한분이 놀러겸 낚시겸 왔다..

“많이들 잡았어?”
“잡기는 뭘잡아요...서너마리밖에 못했어요”

그당시는 크기보다 양이었다...한 30마리 정도 잡아야 잡았다고 얘기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친구녀석을 릴대앞에 턱괴고 앉았다..
어쩌다가 릴을 걷어서 잡았냐고 소리치면... 미끼있나 볼려구...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얘기 할뿐...
그도 그럴것이 선배가 도착했는데..
이녀석이 지가 신대륙이라도 발견한것처럼 이 신원저수지는 메기 잡을려면 고등어가 최고이니 뭐니..의기 양양하게 저녁먹으며 침튀겨 가며 선배에게 자랑해댔으니
메기 스므마리는 잡아가야 얘덜(친구들) 걷어 멕인다고 조금있으면 줄지어 메기 집안 초상난다고 호언 장담을 했으니...

잡았냐 소리에 목소리가 기어들어갈 수밖에.....쯧쯧... 얘기나 말지...

새벽녘에 차에 들어가 한숨 자고
아침에 기지개 피고 나왔는데..

녀석은 밤을 꼬박샜나 봅니다..

“야!! 뭐 나왔냐?”

내 물음에 녀석..욕부터 나옵니다..

“어제 그 꼬마자식 나한테 사기친거같어...^$#^#^%#%^”
꿈적두 안하는데...참나..환장하겠네....“

녀석 친구들한테 뭐라해야 할지 그게 더 난감한가보다...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던중...

녀석이 식당 주인에게 묻는다..
“아저씨...여기서 메기 잡을 라믄 뭐써요?”

“뭐 떡밥도 있고...닭간도 있고..미꾸라지도 있고...그렇죠 뭐...”

“고등어도 잘 잡혀요?”

“어...하긴 고등어로도 잡는다고 하데요....메기가 뭘 못먹겠어요...”

“거참 이상하네..어제 무너미에서 동네꼬마녀석이 고등어로 메기 잡는거 내눈으로 봤는데

고등어 썼는데..하루 종일 한 마리도 안잡히네...참나...“

“고등어 써도 나오는데?...여기 메기 많아요....언젠가 찬넬메기도 한트럭 갔다 붰다는데?..”

“그래요?  고등어가 상했나?....”

식당 주인아저씨 그때야 생각났는지 친구녀석에게 묻는다

“혹시 무슨고등어 썼어요?”

“무신 고등어 라뇨?  고등어가 고등어지...”

“시장아줌마한테 고등어 달라고 해서 생선가계에서 사온거에요...”

“이런....시장에서 샀으면 자반고등어 샀겠네...소금에 절인거...에구...메기잡을라면 비린내

푹푹풍기는 그냥 고등어를 썼어야지...아니 낚시하는 사람이 그걸몰라요? 그래서 안잡혔구먼

쯧쯧....“

식당아저씨 혀를 찬다...

녀석 몽둥이로 뒷통수를 맞은듯...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애라!~~이 메기나 건빵아!!~~이런 얼빵한놈....”한소리 쏴준다...

녀석 똥씹은 표정해가지고
결국
그날 저녁
녀석은 친구녀석들 불러놓고
안양에 있는 민물매운탕집에서
거금들여서 메기 메운탕에  “에라 이 메기나 건빵아!!” 소리를 들으며 술을 사야 했다..

그래도 녀석
그 자리에서 그동네 꼬마녀석때문이라고 술먹고 박박 우겼다..

지금 그녀석은 세상에 없지만..
이글을 쓰는내내
녀석 얼굴이 떠오른다..

짜식...
거기서도 자반고등어로 메기 잡고 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