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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마리조행기...  ... 2712 Hit(s) at  2004/01/12



      


근수를 달아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으로 저울 위에 올라선다. 뼈가 완전히 굳어진 이후 근 30 년을 한결같은 무게인지라 사우나라도 올 량이면 그저 저울이 그 곳에 놓여 있으니 습관처럼 오르는 것일 뿐 사실 내겐 늘 심드렁하기만 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은 뭔가 녹록치 않다.
'어 ! 69  ? 이거 저울이 잘못된 거 아냐 ?'
잘못되긴 ? 거울 안에 서있는 사내의 볼품 없이 볼록한 배는 이미 모든 걸 다 말해주고 있었다.

순간 난 깨닫는다. 요새 왜 몸이 새삼 무겁다는, 안 하던 생각을 해야 할 때가 많아졌는지를, 왜 하루에 서너 게임을 해도 양에 차지 않아 상대를 졸라 혀를 내두르게 만들던 테니스 단식을 한 게임을 채 소화하지 못하고 혀를 빼물어야 했는지를...

낚시, 그 놈의 낚시가 날 망쳐났다. 그냥 스타일만 구기게 한 게 아니라 건강까지 망가트렸다. 금쪽 같은 돈 들여 시간 뺏기고 스트레스 받는 것도 억울할 판인데 용모(?)에다 건강까지...

이건 아니다. 이럴 순 없다. 기껏 두 달인데 벌써 이 정도라면 여기서 더 빠졌다간 난 이제 분명 폐인이다. 마약 중독의 폐해가 정말 무섭다더니만 내가 왜 뒤늦게 이런 비루한 뽕쟁이가 되버렸던가,

그러고 보니 사실 해도 너무 했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조금씩 빠져들어 몸과 마음을 서서히 적응시켜야 했거늘...후회가 오려고 한다.

일주일에 보통 6일 이상 폭음, 하루 담배 두 갑 이상, 커피 6 잔 이상... 이런 식으로 막 굴리는 몸을 난 오직 주말 운동으로 겨우 길을 들여 부지하고 지탱해 왔다. 그렇게 10년을 넘게 매달렸던 운동을 하루아침에 딱 끊었으니 생체 리듬이 깨져 제 멋대로 망가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젊을 때 같으면 그깟 운동 한 두 달 쉬는 게 뭐 그리 대수이겠냐 마는 덧없이 초로의 길로 접어든 지금은 절대 아니다. 벼랑에 매달린 놈이 그나마 겨우 지탱해 주던 풀 포기를 대책 없이 놔 버린 격이라고나 할까 ?

어째든 이젠 한번 찬찬히 돌아 봐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도대체 낚시는 왜 가는지를...

기껏 하우스만 다녀 봤으니 꼴에 '멋'을 갈구하기는 언감생심일 터, 그럼 '맛'은 ?  

난 사실 이런 사이트에서 숱하게 보게 되는 조행기들을 보면 내 자신이 얼마나 옹졸하고 작은 지를 절감해야 한다. 조황에는 언제나 초연하고 물만 봐도 그저 좋은 분들, 찌만 바라다보고 있어도 행복한 분들, 구겨져 가고 있는 우리 산하를 한탄하면서 주변을 늘 깨끗이 청소하고 저마다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분들, 그런 분들이 조사다. 낚시의 멋과 맛을 알고 나아가 도를 깨우친 분이다. 조행기를 쓸 자격이 제대로 있는 분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 낚시의 맛은 '고기를 잡는 것이다' '많이, 좀 더 정확히 말해선 자주 올라올 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난 아무리 편하게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이른바  '마음 비운 조사님'들을 본 받으려해도 한 시간만 입질이 없으면 초조함에 몸이 비비꼬이기 시작한다. 서너 시간 동안 말뚝이면 화가 나려고 한다.

그 날 '꽝' 이면 ? 부끄럽지만 솔직히 말하겠다. 난 비참해진다. 낚시가 싫어진다. 낚시터가 원망된다. 난 절대 '그래도 오늘 나름대로 좋았잖아 ?' 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지 못한다.

사실 고기를 잡는다 해도 먹을 일도 없다. 매번 갖다 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난 그렇다. 난 원래 그렇게 생겨 먹었다. 그렇다고 한번 발을 들인 일이 영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딱 끊을 줄 아는 결단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꽝을 해도 난 다음 주 또 낚시터를 찾는다. 결국 오기고 탐욕이고 부질없는 미련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오기와 탐욕이 내가 낚시에서 느끼는 맛인 거다. 이렇게 따져보니 참으로 참담하다. 낯뜨겁고 부끄럽다. 그 놈의 '知天命' 은 다 어디로 먹은 건지 !


토요일 아침,
한밤중에 공동묘지 사잇길로 날 데리러 오는 것이 못내 껄끄러운 집사람의 힐난성 질문(다른 곳도 많다면서 왜 꼭 이리로 오느냐 ?는) 때문에 난 그 대답을 찾느라 하우스 의자 위에서 또 비슷한 상념에 빠져 본다.

너무나 친절하고 성실하신 사장님께는 좀 죄송스럽지만 난 사실 이곳이 딴 곳에 비해 시설이 더 훌륭한 지, 물이 더 깨끗한 지, 평균 조황이 더 좋은지, 이 곳 사장님만 유독 더 친절하신 건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우스라곤 이 곳을 포함 딱 두 군데 밖에 못 다녀 봤으니까 다른 곳들과 비교를 할래야 할 처지도 안 되고 상대적 우위를 논할 능력도 안 된다.

그런 내가 연 네 번을 거듭 이곳을 찾은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집에서 가깝고, 술김에 바가지 쓰고 새로 산 2.4 대 가방에서 썩히지 않고 쓸 수 있고, 아직 꽝 친 적 없고,..

맞다. 특히 적어도 아직까진 꽝의 쓰라린 기억이 없다는 것, 이게 필요도 없는 고기에 대해 끝 모르는 탐욕을 갖고 있는 내가, 누구처럼 팔에 파스 한번 붙여 볼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내가 이곳엘 계속 오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난 어쩜 이곳이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쾌적하고 훨씬 더 친절하고 음식 맛 무지 좋다 하더라도 만약 매번 빈 손 이어야 한다면 분명 다소 허름하고 불친절 하지만 그래도 조과는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곳으로 갔을 것이다.

이런 나에게 누가 소인배라고 해도 할 수 없다. 넌 분명 앞으로 낚시터 물 흐리게 할 놈이 뻔하니 이쯤에서 관두는 것이 좋겠다 하더라도 난 대꾸치 않겠다. 괘념치도 않겠다.

그런 욕심 때문에 앞으로의 내 낚시 방법과 철학이 그 어떤 식으로 변질되고 왜곡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난 남에게, 또 우리 땅에 피해 입히는 일은 안 할 자신이 있으니까...(아니 사실은 못하는 거다. 누구랑 부딪히는 걸 가급적 피하는 내 비겁함 때문에)

그런 단순 무식함으로 난 이곳을 찾는다. 이른바 좋은 자리를 탐내고 15 마리 이상인 내 기준으로의 대박을 기대하며 대를 편다. 제대로 할 줄도 모르면서 찌 맞춤 흉내는 꼭 낸다. 시킨 대로 밑밥질도 하고 권하는 대로 편대에다 짝밥도 단다.

생각이 또 딴 곳으로 흐르려 하니 이쯤에서 각설하고,
본 게임, 대를 던진다. 누웠다 벌떡 일어나더니만 서서히 가라앉는 찌가 참 예뻐 보인다. 수면 위 약 5센치 정도, 내가 기대했던 높이에서 정확히 서주니 더 예쁘다.

오늘은 또 무슨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찌 맞춤이 뭔지 몰라 계속 둥둥 뜨는 찌를 보고 수심을 못 맞춰서 그런가 하며 낑낑대다가 결국 불량 찌로 생각하고 버려버렸던 일, 대를 던졌는데 찌가 영 안 떠오르기에 물 속 암초(?)에 걸린 것으로 판단 총무에게 SOS를 쳤더니만 바로 내 발 밑에 떨어진 찌를 주워 주는 바람에 얼굴 붉혔던 일, 천장에 걸린 낚시줄을 풀려고 잡아 당겼더니만 줄대신 대가 부러져 버렸던 일, 걸었다 싶었더니 초리대 줄이 풀려 찌를 매단 놈이 온 하우스 물 속을 분탕질 치게 만들던 일, 딴청하고 있는데 대를 끌고 가 또 마구 엉키게 만들어 놓았던 일...

불과 두 달 새 일인데도 주워대려니 참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 이건 단순히 내 실력부족 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분명 아닌 듯 싶다. 혹시 조행기 소재로 써먹으라고 그런 건가 ?

그나저나 낱마리를 하는 날도 첫 수는 대를 담근 지 얼마 안 돼 올라와 나를 달뜨게 만드는 게  보통이던 데 오늘은 어째 한 시간이 넘게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다. 자리도 내심 점찍어 두었던 곳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내 나름대로의 3 순위 정도엔 해당하는 곳인데 어째 예감도 별로다.

늘 손님을 진심으로 배려하려 애쓰는 모습이 절로 들어 나는 사장님 등장, 어제 저녁에 완전 터졌었단다. 그렇담 혹 어제 오신 분들이 고기 씨를 말려 놓은 것 아냐 ? 하는 말도 안 되는 불안과 설마 그렇게 잘 나오던 게 갑자기 딱 끊길 리는 없겠지 ? 하는 그럴듯한 희망이 교차된다. 아뭏튼 좀 더 기다려 보아야 할 일이다.

잠시 후, 역시 조행기를 통해 알게 된 반가운 분과 인사를 나눈다. 우습게도 30년 전의 일이고 같이 근무한 적도 없는 즉 일면식도 없던 분인데도 헌병 선배라는 사실 하나로 친밀감이 더욱 솟는 분이다. 학연이던 지연이든 간에 뭔가 같이 나눌 수 있는 것만 있다면 물불 안 가리고 우군으로 삼아 버리는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감정 발로, 물론 병폐가 많긴 하지만 좋게만 해석하고 소화한다면 굳이 폄하할 필요가 없는 소박한 마음의 일종 아닐까 ?

어쨋거나 그 분이 전해주는 말 역시 어제 밤의 대박 소식이다. 평균 5분에 한 수, 나중에는 그냥 한 대만 갖고 하셨다던가 ? 어제 밤 쓴 비장의 무기를 알려 주며 그걸 따로 제공해 주겠다는 친절에 난 황감해진다. 그 무기보다 그 마음이 정말 고맙다.

다시 얼마 후, 얼굴에 '나 착해'라고 써 붙인 듯한 선한 눈매의 젊은이가 다가 와 인사를 건넨다. 지난주에 내 글을 읽고 이곳에 매력을 더욱 느껴 일부러 왔다가 침패를 하고 말았다고 하여 나를 미안하게 만든 이다.

일찍 왔다는 그 친구의 조과를 물어 보니 그나마 지난주보단 조금 낫다는 소리에 괜한 내가 안도를 한다. 다 신중치 못하고 이런 데에 쓰잘 데 없는 글을 쓴 업보다. 자업자득이다.

두 시간이 지나도록 물 속에선 아무 소식도 없다. 참을 성 없는 모습 보이는 것이 좀 부끄럽지만 나중의 보다 큰 실망과 후회를 피하기 위해 거치된 기관총 좌대를 통 째로 들어 옮기는 기괴한 장면을 연출하며 자리를 옮겨 본다.

오래지 않아 네댓 마리가 연짱으로 올라 와 주어 나로 하여금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어린애 같은 안도감과 우쭐함에 빠지게 만든다. 바보.

하지만 그 이후론 감감 무소식이다. 젊고 잘 생긴 분이 또 다가 와 인사를 청한다. 순간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이 대체로 잘 생겼다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옛날 민속씨름이 처음 부활하였을 때 나온 선수들, 이만기, 이준호 ...등등을 TV로 보면서 어째 저리도 한결같이 잘 생겼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 데 낚시터에서 또 그런 걸 느끼다니...왜 그럴까 ? 굳이 분석을 하려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하여튼 이유는 좀 더 연구해 볼 일이다,

그 분도 어제 밤 대박 주인공의 한 명이다. 한 70 수 정도를 한 것 같단다. 우-와, 70 마리, 과연 내게도 그런 행복한 날이 올 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역시 요원 한 것 같다.

그런 말과 내 현재의 조과가 무의식적으로 비교되어서 일까 ? 아침도 굶은 주제에 못나게도 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운다. 기껏 5분 남짓할 그 시간도 마음은 온통 찌에 가있다.

지난주만 해도 이 시간이면 벌써 한 열 댓 수를 올려 논 뒤라 여유 있게 산책도 즐겼었는 데 ...역시 그 놈의  고기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는다. 도대체 난 언제쯤 좀 더 초연해 질 수 있을까 ?

찌는 계속 요지부동이다. 그나마 전체적으로 조황이 좋지 않은 것 같은 게 그럭저럭 마음 편히 시간을 죽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아마 좌우에선 계속 화이팅인데 나만 일관되게 한가해야 한다면 솔직히 좀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여간 못 말리는 놀부 심보다.  

19시, 스스로에게 그냥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것일 뿐이라는 핑계를 대고 집 쪽으로 향한다. 하지만 큰 수퍼 앞에서 차는 멈춘다. 물오징어 두 마리를 파는 아주머니의 얼굴에선 이 양반도 나이 먹어가니 뭔가 단단히 잘 못 되어 가는구나 하는 묘한 표정이 언뜻 스친다.

3 년 넘게 단골을 하면서 반찬 종류는 절대 내 손으로 사지 않는 옛날 남자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하긴 붕어미끼 하려고 일부러 차를 타고 그걸 사러 왔다는 걸 알면 어떻게 생각할 까 ? 그래, 거의 미친 놈 보다는 그냥 서러운 공처가, 애처가 모습으로 남는 게 낫다는 생각에 씨익 웃고 나온다.

뜨악해 하는 집사람의 시선을 무시하며 지렁이 크기로 정성껏 채를 썰어 작은 반찬통에 담는다. 혹시 효험이 좋으면 옆 친구에게 나누어 줄 요량으로 조금 많다 싶게 넣는다. 그리고 나머지는 뜨거운 물에 데친다.

"윤빈아, 아빠가 윤빈이 좋아하는 오징어 했다. 빨리 먹자"
의기양양해 하는 나와 젓가락을 들고 덤벼드는 막내 딸 놈을 바라보는 집사람은 참 가관도 아니다라는 애매한 표정을 짓지만 난 딸 놈과 번갈아 가며 꾸역꾸역 입에 집에 넣으며 부녀간의 우애를 다진다.

20시 30분, 이제 양 편대엔 비장의 무기가 장착되어 있다. 그깟 비린내쯤은 얼마든지 견뎌주마, 자- 와라, 제...발, 이젠 좀 와 다오.

21시, 그래, 부지런해야 한다고 했지, 좀 더 신선한 것으로 꿰 줄 요량으로 낚시대를 드는 순간 다른 대와 엉킨다. 순간 '그럼 그렇지, 결국 올 것이 왔구만, 오늘이라구 그냥 넘어 갈 리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심스레 두 대를 같이 당겨 보지만 이미 두 줄은 제 멋대로 엉켜 내 능력 밖의 일이 되어 있다.

쳐다보고 있자니 나오느니 한 숨, 그래 오늘 낚시는 그만 하라는 계시구나 하며 줄을 잘라 버리려 하지만 친절한 옆의 젊은 친구가 만류를 하며 근 이십 분을 넘게 고생하며 꼼꼼히 풀어 준다.

난 겨우 후래쉬 불이나 비쳐주며 그걸 무력하게 지켜보고 있구...고마움보다 미안함이 더 커 그냥 조용히 잘라 버릴 걸 하는 후회가 무지 든다.

21시 30분, 겨우겨우 대를 다시 담근다. 그런데 찌 하나는 흐르고 하나는 자꾸 가라앉으려 한다. 브로아인 가 뭔가를 세게 틀었나 ? 안 되는 머리로 이 것 저 것 궁리를 해 보며 대를 연신 다시 던져 넣는다. 줄을 푸는 과정에서 찌를 바꾸어 꼈다는 결론에 봉착 겨우 바로 잡는다. 그 궁리에 삼십분이 날아간다.    

23시, 포커로 밤을 새워도 돈을 딸 때면 하나도 안 피곤하지만 올인이라도 된 날은 기진맥진으로 거의 사망 상태로 가는 게 나다. 때문에 오기도 정도 껏이지 여기서 더 도를 넘기면 휴유증이 몹시 클 것 같다는 본능적 경고에 난 항복을 선언한다. 탈진되었음을 인정한다.

붕어가 심장병에 특효라며 양식도 좋으니 많이만 잡아오라는 김 사장이 떠오른다. 괜히 큰소리 쳤다. 쓸모가 없어 맨 날 반납을 해 놓고 온 붕어, 모처럼 생색 낼 용처가 생겼는 데 겨우 7 마리라니...

'뭐라 그러지 ?, 맞아, 너무 많이 잡는 바람에 살림망 밑이 터져 버렸다고 하지 뭐'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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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 온 곳은 또 대봉입니다.
오늘 역시 몇몇 분껜 인사를 드려야 할 모양입니다.

교수님 부부, 고맙습니다. 특히 사모님, 인사를 시켜 주겠다는 호의를 사양한 것에 대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냥 기회가 되면 모드들 자연히 친해질 수 있게 되겠지요.

젠틀붕어님, 반가웠고요, 멋쟁이십니다. 정말 잘 생기셨더군요. 살림망 보고 무지 부러웠습니다.

나랏님, 엉킨 줄 푸느라고 고생하시는 모습 보는 것 무지 힘들었답니다. 그냥 잘라버려도 될 것을...감사드립니다.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라는 말씀엔 약간 이상해지려 하더군요. 저 아직 젊은데...

캐빈님, 부들수초님 등등 몇 분은 오셨다는 것 알았지만 따로 인사 안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장님께, 또 감사드립니다. 저를 위해 절도(?)까지...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모든 분들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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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겨울님 안녕하세요? 부들수초라고 합니다. 마음에 와닿는 좋은 글 계속 올려주셔서 비록 인사는 나누지 못했지만 항상
겨울님과 같이 낚시한 듯한 교감을 얻습니다. 하우스 낚시의 특성이 다른 계절보다도 채비의 예민도와 자리편차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낚시꾼의 마음을 더욱 졸아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대범한 척해도 고기 못잡으면 속이
타들어오곤 합니다.ㅎㅎㅎ 봄이 오면 당연히 활짝 열린 마음으로 괴기들을 맞이할 수 있겠지만 하우스에서 쭈그리고 앉아
1밀리의 부력차이로 속을 태우며 고민하는 하우스 낚시에서 만족을 얻는다는게 원래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하지만 저도 다음 번 출조할 때는 어물전에 들려서 물오징어 채를 잘 썰어가서 비장의 무기로 써봐야지 하는 얄팍한
속내를 감출 수가 없네요ㅋㅋㅋ

다음번 출조 때 만나뵙길 바랍니다. 고기 잡는 것도 즐거움이고 좋은 님들 만나서 낚시고견을 주고 받는 것도 제게는
큰 즐거움 입니다. 그럼 건강 유의 하시고 어복충만 하시길...


2004/01/12 l   


guest

세상사 근심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니....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게 없구나....


2004/01/12 l   


guest

겨울님의 글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뻘 된다고 말씀 드렸던건 나이가 비슷하다는 거였고.. 저희 아버님이 워낙 절 빨리 낳으셔서.. 겨울님의 뵈니 큰형님쯤으로 젊어 보이시던 걸요.. ^^
마음 푸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2004/01/12 l   


guest

안녕하세요,,겨울님,,,^^*
조행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에구 죄송한 마음이 드는군요,
손맛을 못보셨다니.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시면 대박의 손맛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생각 듭니다.,,^^
참 붕어란넘이 여러사람을 웃겼다 울렸다 하는군요,금요일 저녁 그렇게 쭉쭉올리던 찌가 토요일 저녁엔 한마디에서 힘들어 하니...ㅎㅎ
그리고 저같은 허접을 좋게 봐주시니.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후에 뵙게 되면 곡주하도 한잔 올리겠습니다,건강하시고 다음엔 어복이 가득하시길 바라며,,


2004/01/12 l   


guest

안녕하세요 캐빈입니다
기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날 뵙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혼자서 조용히 무념의 찌와 무언의 대화를 나누시는 겨울님을 보았을때 방해하고 싶지않아서 그냥 먼발치에서 눈인사만 드렸습니다.
밖에 우리를 동심으로 그옛날의 기억으로 남게하는 눈이 많이 왔습니다.
전에는 눈이 많이 오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고 마음도 들떳는데 이젠 차길이 미끄럽지나 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나네요.
내일부터 추워진답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
날씨풀리면 오십시요 제가 인사드리고 시원한 맥주한잔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잘생긴 오징어채와 대하 충분히 준비하겠습니다.


2004/01/12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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