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그리고 상상
            김태인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천국으로 이어진 계단을 발견했다
사진에는, 나비, 새, 바람이 없어 보였다

1
햇살 행복해 하는 날
그곳에 가고 싶다
구절초 웃음보 터트리며
행복해 하는 햇살 얘기 들려주는

그곳에 가면
한 마리 나비 되어
낙원을 찾는 지친 모든 이를 위해
나풀나풀 꽃길 함께 걸어 주는
다정한 친구 되어 주고 싶다

2
나무들 어깨동무하는 날
그곳에 가고 싶다
어깨마다 팔 얹어 아치 만들고
흥분된 표정으로 천국 길 안내하는

그곳에 가면
한 마리 새가 되어
낙원을 찾는 지친 모든 이를 위해
가장 예쁜 목소리로 가장 예쁜 날 되도록
끊김 없이 행복의 노래 불러 주고 싶다

3
그곳에 가면
따스한 바람 되어
천국으로 이어진 계단에 머물며
즐거워하는 모든 이들의 추억을 위해
필름 속에 오래도록 남아
기억 바래지 않게 살랑 살랑 소곤대고 싶다


2004년 6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