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 아내가 집을 비우게 되면서, 아이들도 나름대로 바쁘고 ...
나이를 먹은 탓인지 혼자먹는 밥이 싫습니다.
어제 그러니까 목요일 저녁, 오랫만에 얼굴도 볼겸 저녁도 얻어 먹을겸 해서
신봉을 찾았는데...
그만 살림망 속에 데글데글하게 담겨진 붕어의 그 자태가
영 잊혀지질 않습니다.



결국은 그 유혹에 넘어가기로 작정을 하고, 미룰 수 있는 일들을 미루고
꼭 처리해야 하는 일들만 겨우 처리를 하고는 몇 시간 낚시를 하기로 합니다.



부지런히 서두른다고 했지만,  오전 열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에
신봉에 도착을 했는데,
잔뜩 찌푸린 하늘하며 바람이 꼭 몇일 굶은 시어머니 같습니다.
어제 마릿수 조황을 기록했다는 포인트는 북동풍에 맞바람이니 ...
별수 없이 어느 정도는 바람이 의지되는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마침 몇 일전에 구해 두었던 중층 대좌용 텐트의 성능도 시험해 볼겸
텐트까지 설치하고, 12척 한대를 펴 자리를 잡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텐트 안은 아늑하고...
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심은 약 1.5m, 내림 전용 저부력찌에, 글루텐을 (글루텐5가 아닙니다)을
주 재료로 몇 가지를 섞어서 초봄 붕어의 잃어버닌 입맛을 되 찾아줄 비장의 미끼를 만듭니다.




  
역시 꾼들은 말릴 수 없나봅니다.
이렇게 바람부는 날임이도 불구하고 몇 몇 조사님들이 모여드는걸 보면 ...
중증환자들이 한 두 명 아닙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산 권 낚시터들이 입질을 시작하는 일정은
                     다른 곳에 비해 엄청 빠른 편인데,
                     이곳 신봉지 역시, 얼음이 녹기만 하면 곧바로 입질이
                     시작되는데, 게다가 씨알도 준수합니다.
                     물론 주종은 수입붕어인데,
                     그냥 겉으로만 봐서는 토종인지 수입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법 씨알 좋은 떡붕어들까지
                      가세하더군요.  



부지런한 쥔장은 얼음이 녹자마자 좌대를 제자리에 배치하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
낼 모래 쯤 마지막 꽃셈 추위가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쥔장의 마음속에도, 낚시인의 마음 속에도 봄은 이미
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