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에 접어들어도  도저히 풀릴줄 모르던  날씨가
주일을 지나면서 점차 따뜻해 지는가 싶더니만,
월요일에는 제법 따뜻한 기운이 여간 삼삼한게 아닙니다.
월요일 휴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시간을 낼 수 있었는데,,,
열시 까지만 밤낚시를 해 보기로 하고 짐을 꾸리는데,
아내가 한 마디 합니다.

" 내일 산에 가는데 지장 없겠어요 ? "

아 ! 내일은 공휴일(3월1일)이니 교회 식구들과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일단 오늘은 낚시를 떠나야 할 것 같으니, 병도 이쯤되면 중증입니다.



                    

                      봉재 2구역에는 벌써 꽤 여러 조사님들이
                      봄을 기다리다 못해 마중을 나와 있었습니다.
                      아마 이분들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요.



부드러운 봄의 햇빛이 투영되면서,  
어느새 물빛은 옅은 코발트 빛입니다.
꾼들의 마음도 이미 온통 푸른 빛입니다.
저 낚시인의 마음 속에는 벌써 봄이 영글어 있을까요 ?
하기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마음속에 푸른 붕어 한마리가 없다면
이미 그는 꾼이 아니겠지요.  





아직 찬 밤기운을 고려해서 몇 시간의 낚시이지만
텐트 부터 단단하게 설치를 하고, 버드나무 우거진 곳에 13척 (2.3칸)대를
펴서 겸손하게 채비를 넣습니다.
늦은 밤부터 입질이 있다는 총무의 전언이 전혀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이른 저녁이라도 입질이 있을 것이라는 한가닥 희망의 불씨를
피우면서 말입니다.



밤낚시 준비를 끝내고 옆 조사님과 함께 관리소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돌아옵니다.
이윽고 어둠이 내려 앉고, 언제 있을지 모르는 붕어의 입질을
기다립니다.
어제 밤에는 열 두시 경에 입질이 시작되었다는데...
오늘도 그렇게 늦은시간이나 되어야 입질이 있으려나 ?...

언젠가 보았던 한계령이라는 단편 드라마에서
여덟 형제의 맞이인 큰 형이 막내 매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자네는 소망이 뭔가 ?"
"예! 다른 욕심은 없고, 그저 월척이나 한 수 해 보는 것이 제 소망이지요!"
"그거 천천히 하게 !"
"빨리 이루려고 하지 말고 ... "

이렇게 기다림은 희망을 낳는 법인가 봅니다.
오늘은 붕어의 마음을 읽는데 실패 했지만,
내게는 내일이 또 있으니 담담하게 대를 걷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