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낚은이야기 / [원제] 마누라 용서해줘~ 잉~
지금부터 약 4년 전쯤 가을이였습니다.
한참 낚시에 미쳐있고, 심한 손떨림과 찌의 환각증세로 밤잠을 설칠 때였죠.
낚시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가고, 노모에게는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살 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어여쁜 여대생을 만나게 되었죠.
그날부터 무조건 꼬신다.. 죽어도 꼬신다라는 사활을 걸고, 작업에 돌입했죠.
차에 인형도 붙이고, 입에 맞지도 않는 햄버거를 먹어야 했으며,
처음가는 피자집도 들어가야 했으며,
쑥쓰러운 놀이공원과 잠만자는 영화관까지 끌려가야했지요.
더구나, 알아듣지도 못하는 랩과 같은 음악을 듣는 것은 정말 힘들었죠.
아무튼, 나의 계획과 작전은 차질없이 진행되었고,
이 모든 희생과 눈물나는 봉사로 결국 저의 목표를 달성하게되었죠.
바로, 저희들이 꿈꾸어 왔던 여자와 단둘이 떠나는 밤낚시...
캬~~~~~ 이 얼마나 죽이는 것입니까?
드디어 여학생의 과 MT날이 D-day로 잡혔습니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세우게 되었죠.
장소는 공기좋고, 경치좋은 시골저수지 수상좌대로...
고심 끝에 고향인 예당으로 가자니 고향친구들의 방해를 받을 것같아
결국 아산에 있는 영인지로 장소를 잡았답니다.
낚시장비뿐만아니라 캠핑의 장비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목욕제게까지 마치고 출발하였죠.^^
이 세상에 모든 것을 다가진 듯 행복했죠.
설레임과 흥분으로 현지에 도착.
신혼방을 꾸미듯 정갈하게 정돈하고,
짧은 낚싯대를 옆에 펴주고, 일장에 낚시연설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 학생도 처음 경험해보는 낚시라 설레임과 큰 기대감을 갖는 듯했고,
저와 같이 있다는 것이 좋아보이는 듯했습니다.
드디어, 해는 떨어지고, 일찍 시골 저녁밥도 먹여놓고,
좌대 짧은쪽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그 앞에 던져진 찌들을 보고 분위기를 계속 잡아갔죠.
좌대 벽쪽에 서로 등을 대고, 다소 찬 가을 날씨에 담요 한 장으로 다리를 덮고,
뜨거운 커피 한 잔에 분위기를 계속 띄었죠.

그런데 오라는 입질은 않오고,
초저녁부터 시작된 분위기가 새벽녘이 다되어서야 기미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죠.
달빛은 거의 없는 듯 희미하고, 수면에는 어느덧 물안개가 깔리고, 캐미만이 우리와 마주하게 되었죠.
어느덧, 잡은 손에는 땀이 촉촉하게 베어있고,
가을 이슬에 담요는 축축한게 저의 마음은 바쁜데 내 마음도 모르고,
그 여자애는 왜 움직인다는 찌는 안움직이고,
낚시가 뭐이러냐며 자꾸 분위기를 흐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랑이 어떻고~ 행복이 어떻고~ 하며 더욱 분위기를 이끌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이 마음을 하나님이 아셨는지 순간의 타이밍을 잡게 되었습니다.
저는 살포시 여자를 내 앞으로 당겨 안았죠.
아직도 채 가시지않은 여자의 희미한 샴프냄새가 저를 더욱 용기있는 남자로 만들었죠.
당겨안은 가슴의 촉감과 여자의 손에 느껴지는 작은 힘에 나도 모르게 여자의 입술로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살며시 감기어지는 여자의 눈을 보면서 저도 눈을 감았습니다.
서로의 뜨거움을 느끼는 순간.
눈감은 여자의 모습을 보고싶어 살며시 눈을 떴습니다.
바로 그것이 저를 무릎을 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순간 저의 두눈엔 케미가 스물거리는 것에 아니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이 들어가더니 꾸벅하며 '쭈~~~~우욱~~~~~!' 올라오는 겁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낚싯대 손잡이를 잡고 당기게 되었습니다.
"앗~싸~~"
"어~~~~ 어~~~~~ 야 이것봐라 죽이는데!!" 하며 여자를 쳐다보니
희미한 새벽녘인데도 빨갛게 상기된 여자에 얼굴이 보이는 겁니다.
상상해 보십시요.
그 순간 한참 무르익고 있던 진행속에 갑자기 여자는 떠날 듯하고,
순간 미안함과 이 순간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그 여자는 "뭐~ 죽여... 그래 죽여주네요"하면서 좌대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어쨋거나 아시다시피 바늘에 고기는 물려서 후킹을 하는 순간인데
어떻게 낚싯대를 놓을 수가 있습니까?
막상 씨알급에 붕어를 들어보니 화가 나는겁니다.
이런 쌍~ 놈의 새끼는 올라오라고 할 땐 않올라오구 왜 이럴 때 올라오구 지랄이야~~
하면서 바닦에 내팽겨쳤죠.
미안함과 떠밀치듯한 내 행동에 너무 할 말이 없고,
당황해했던 여자애를 위로와 사과를 하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옆으로 미는 방문도 잠기고 자기는 괜찮으니까 낚시나하랍니다.
있는 말 없는 말 다하며 달래보구 혹시나 쑥쑤러워서 그런가하고 별의별말을 다해도
원점으로 돌리기엔 강건너 갖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은..
그럼 내가 연애에 꾼이였으면 좋겠냐 난 낚시에 더 꾼이지 연애에 꾼은 아니다.
나 태어나 어머님에게도 끓지않은 무릎을 너에게 끓겠다해서 방문이 열렸습니다.

알고보니 음료수 캔으로 붙쳐서 문에 걸쳐놓은 겁니다.
천상 구석 한쪽에 쪼구리고 들어누워 아침을 맞았습니다.
왜 이리도 어색하고, 분위기가 썰렁하고, 낚싯대를 접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고도 길었읍니다.
우선 자리를 피하고 싶은 정도였으니까요.
아무튼 올라오는 길에 남탕.여탕들어가 세면하고,
애써 서로 태연한척하면서 서울로 올라왔죠.
애라 고기한마리 못잡고 꽝 치고, 여자놓치고,
망신아닌 어린 여자에게 멍청이되고,
이번 일로 어떻게 잘 결실맺어보려 했던 것도 전부다 물거품이되고...
그때 그 찌가 그때 그 찌오름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고, 그 붕어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보온병에 커피 충분히 타놓았으니
낚시할 때 담배좀 제발 조금씩 태우라며 춥거든 그냥 일찍 들어오라고 합니다.
아직도 무릎 꿇고 삽니다.
그리고 그때 못다한 키스 원없이 하고 삽니다.
참 지금도 붕어에게 그때적 복수는 계속되고 있답니다.
혹시라도 총각조사님은 여친과 밤낚시를 가시거든 둘중에 하나에만 전념하십시요.^^
- 지난 추억의 글을 화보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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