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추억의 이야기 #1 > 추억의 이야기 [2012.02.21]      [이미지만보기]

* 본 화보는 견우님, 일기예보님의 추억의 조행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심심풀이 낚시이야기


5 ~ 6년 전 양어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토요일 오후에 들어가서 운 좋게 집어가 됐는지 날밤을 홀딱 샜지요.

제 우측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이 재미도 못 보시고, 덩달아 날밤을 새우고 계셨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가 여친과 함께 와서 그 어르신 옆에 자리를 잡더군요.

보아하니 장비는 고급인데 폼새가 영~~~

30여분을 뚝딱뚝딱하더니 밑밥을 넣더군요.

30분... 1시간 정도가 아무 일없이 지나가니 여친이 지겹나 봅니다.

다른 사람은 잡는데 자기는 왜 못 잡냐며 투덜 대더군요.

그때 제 옆의 어르신이 무료하셨는지 한 수 알려준다고 그쪽으로 가시데요.


이것저것 훑어본 후 하신 말씀.

"떡밥이 문제야.. 이렇게 쓰니 괴길 못 잡지"

"떡밥을 다시 개어야 겠네"

젊은이는 황송해하며 굽신굽신 거리며 떡밥봉지를 찾아 드리며...

"어르신 시범 좀 보여 주십시오. 제가 초보라 잘 모릅니다" 하더군요.

어르신이 “에헴~에헴~” 헛기침을 몇 번 하시더니 떡밥을 다시 반죽 하십니다.


이후 본인이 직접 바늘에 단 후 투척을 마치고, 하신 말씀에 낚시터가 뒤집어졌습니다.

어르신 왈...

"젊은이... 떡밥은 말야 이렇게 돌처럼 딱딱하게 개어야 하네“

“그래야 괴기가 꽉!! 물거든"

“???.....” 띠이용~~ㅋ






한 10년 전 쯤이네요.

낚시꾼들에게 유명한 초봄 낚시터인 춘천 밤나무골에서 였습니다.

포인트는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은 많고 양어장 저리가라 였습니다.


저는 그나마 좀 한적한 곳에 자리 잡아 몇 수해 놓고 있을 때.

보기에 70에 가까운 어르신 세분이 제 옆에 자릴 잡습니다.

장비며 준비하는 모습에서 조력이 느껴지더군요.

속으로 저는 오늘 잘 하면 뭐하나 배울 수 있겠다 했습니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니 세분이 웬일인지 티격태격 옥신각신 하십니다.

"에이 그런 게 어딨나??"

"어허~ 이사람 내 말이 맞다니까!!"

"농담하지 말게 그걸 믿으라구??"

그때까지 저는 고기 크기 가지고 그러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한 분이 좀 과장을 했겠거니 하고...

그런데 요점 없는 그 얘기가 10분.. 20분.. 계속됩니다.


그러더니 그중 한 분이...

"여보게들 그럼 우리 저 젊은이한테 물어보세 누구 말이 맞나??" 하시니

다들 "그럼 그러세 대신 막걸리 내길세"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한 분이 제게로 오셔서 얘길 하시는데 저는 할 말을 잊었습니다.


"여보게 젊은이 저 친구가 그러는데 떡붕어가 30센티가 넘으면 참붕어가 된다는데 참말인가??"

“???.....” 에구...ㅋㅋㅋ






3 ~ 4년 전 중랑천에 바람 쐬러 나갔을 때입니다.

지금은 더 하지만 그때도 중랑천에 낚시하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분들을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유독 살림망을 담근 분이 계십니다.

뒤에서 구경해보니 몇 수를 연거푸 꺼냅니다. (죄송합니다. 또 어르신 얘기입니다.^^)


“어르신 고기 잘 잡으시네요” 하며 인사를 건냈더니

"뭘 이정도 가지구" 하시며 의기양양 하십니다.

그 옆에 그분의 친구 분이 함께 낚시 중이었는데 두 분이 심심찮게 잡으시더군요.

그때 문뜩 궁금하더군요.

중랑천 물이 생활하수로 상당히 더러운데 이분들은 잡은 고기로 무얼 하실까??


그래서 조심스레 여쭈어 봤죠.

"어르신 여기 고기 잡아서 뭐 하십니까??"

"엉~ 우리집에 개가 있는데 삶아 먹일 거여"

그때 친구분이

"개 주는 거 좋아하네 지가 먹으면서..."

"찌이랄 야! 너는 안 먹냐!!!"

에구...ㅋㅋㅋ


- 2003년 12월 5일... 견우





[부제] 예당지의 처녀귀신 울음소리


예당지는 낚시꾼이라면 한번쯤은 가본 곳이지요.

특히 산란기의 붕어는 수몰된 논에서 대박을 만나기도 하지요.

단, 예당지의 바람은 가공할만한 추위를 가져다줍니다.


몇 년 전 3월.

거의 주말마다 예당의 봄붕어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날도 토요일 근무가 끝나고 친구와 예당으로...


장전리 수로와 접한 논바닥에 대를 던지고 입질을 기다렸습니다.

장전리 수로를 통해 박씨네 좌대로 들어가는 배가 등 뒤로 지나가고,

우리는 김씨네 좌대 방면을 보고 있어서 바람을 몸으로 안고 낚시대를 던지고 있는데...

그날은 바람이 논바닥 물을 뒤집어 놓으려고 작정을 했는지 추위에 온몸이 얼어붙을 지경이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잠시 자리를 비우고 근처 식당에서 요기를 하고 다시 입질을 기다렸습니다.


밤이 제법 깊어지자 바람이 잠잠해졌습니다.

좌대 쪽에는 그날의 날씨 탓이었는지 조용했고, 연안에는 친구와 단 둘 뿐이었습니다.

밤에도 얕은 논바닥에서 간간히 입질이 들어왔습니다.

바람에 시달려서 얼굴은 까칠해 졌고, 손이 곱아서 그날의 고행을 마치고 다음날을 기다리기로 마음먹는 찰나,

"이이이이잉~"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내가 바람에 너무 시달렸나??'

귀에서 바람소리가 나는 듯 합니다.


"히이이이이잉~"

“?????”

친구와 서로 얼굴이 마주친 순간,

"너도 들었냐??"

이구동성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 !! 잠깐 !! 또 들리나 보게~"

"...." 잠시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다시

"아.. 으으으으으으잉~"

소리는 좌대 저편에서 들려왔습니다.

... 은근 소름이 끼치고, 오금이 저려옵니다.

바람이 멈추고, 당시 밤 11시가 넘은 시간... 사방이 어둠에 묻혀 깜깜한데...


"으으으~..."

"또 뭐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아니냐?? "

"아냐, 다시 잘 들어봐~?"

"어으~ 이잉~ 어응..."

뭐 이딴 이해하기 힘든 소리들... 복잡한 조합들로 어우러진... 좌대를 물침대로 아는 생생한 소리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에이!! 낚시 잡쳤다, 쐬주나 까러 가자~"


다음날 아침.

다시 논바닥으로 앉아 낚시를 하다가,

우리는 배를 타고 철수하는... 두 청춘남녀를 보았습니다.

일부러 자꾸 눈길을 줬더니, 고개를 딴 곳으로 돌리데요.^^

그리고,

순간 짖꿎게도 큰소리로 친구에게 소리를 질러 부렀지요~

"어제, 좌대 쪽에서 처녀귀신이 밤새 울었는데 너도 혹시 들었냐??"

... 친구가 맞장구를 칩니다.

"밤새 무서워 죽는 줄 알았네~ 소리 엄청 크더만~!!"

"......"


- 2003년 12월 5일... 일기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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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입큰멤버] 견우, 일기예보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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