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화보는 스톤헤드님의 추억의 조행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밤고기? 낚시이야기 [2편]
저를 꼬셨던 그 친구의 말입니다.
"장찌 1m 짜리가 뿌리까지 솟았다가 벌러덩 자빠진 다음 챔질을 하고 고기 얼굴을 보는데 최소한 5분은 걸리고 뜰채에 넣어도 내 고기가 아니다"
"채비는 다시해라"
"원줄 7호 이상에 목줄은 케브라 6합사, 바늘은 15호, 글구 낚싯대 길이 보다 60cm이상 길게 매고 낚싯대 길이는 최소 3.5 ~ 7칸으로 준비해라"
우여곡절 끝에 찾게된 충주댐.

좌대가 아닌 노지로의 뱃삯은 두당 1만원이었고, 15분쯤을 가서 목적지에 내리고보니 온통 바위지대가 많다.
몇 근 끊어간 돼지고기로 쐐주를 한잔씩하고 라면으로 든든히 저녁을 먹은 뒤
각자의 뽀인트로 이동하여 4.5칸과 5.5칸 4대를 설치하고 나니 어둠이 서서히 밀려오기 시작했고,
케미를 달고 미끼통에 손을 넣는 순간... 그 느낌... 그 감촉... 소름이 끼친다.
간신히 참고 바늘에 지렁이를 양분하여 중간쯤 될 위치에 내림이봉바늘을 지렁이에 꿰고, 커터칼로 반을 자른 다음 던져 넣는다.
수심은 6 ~ 7m 가량되는 암반지대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멋있는 찌불의 하강.
일반저수지는 수심 때문에 던져 넣자마자 찌불이 서지만 깊은 수심에서의 찌의 하강은 입질후의 솟는 찌불 만큼이나 점잖다.
그리고 약 10분간의 기다림... 드디어 우측 5.5칸대의 찌가 솟기 시작한다.
스믈스믈 천천히 솟고 있는 찌불을 바라보고 있자니 숨이 멎을 것 같다.
끝까지 훌러덩 벗고 올라와 바르르~ 떨던 찌가 넘어지려는 순간!!... 미리 두 손으로 부여잡고 있던 5.5칸대의 바람 가르는 소리.
“쉐~엑!~ 우~웅~~”
5.5칸의 낚싯대는 완전한 U자를 그렸는데 물속의 육중한 무언가가 힘있게 움직이는 느낌만 있을 뿐 올라오지를 않는 것이 아닌가.
무서운 힘으로 계속 처박아대는 놈 때문에 낚싯대는 꾹~ 꾹~ 울어대고,
놈이 좌우로 휘저을 때마다 나름대로 조절해 보려하지만 마음뿐.
옆의 5.5칸대를 이미 감았으니...ㅠㅠ
할 수없이 줄이 엉킨 5.5칸대도 들었으니 장대 두 대의 무게에 무식(?)하게 처박는 힘에...
소양댐의 물돼지 낚시에서 7.5kg 향어를 걸었을 때에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었는데...
서서히 물위로 올라온 그 놈은 그때까지도 힘이 남았는지 좌우로 치닫는데...
ㅋㅋㅋ 바브텡이 같은... 놈이 너무 치닫기에 동료가 와서 뜰채를 대고 있는데 낄낄낄...
너무 심하게 치닫다가 놈이 방향을 못 틀고 땅으로 박차고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뜰채로 덥고 다가가는데 뜰채가 들썩들썩하더니 “뚝!~” 시상에~ 시상에~ 뜰채의 목이 부러져 버린 것이 아닌가.
낚싯대를 집어던지고, 둘이 동시에 발로 밟고 랜턴을 비치니... 세상에... 이렇듯 흉악하게 생긴 고기가 있었던가 싶다.
어릴적 밤마다 꿈에 나타났던 그 무서운 것도 이것보단 났겠다 싶을 정도로 험악(?)한 인상의 수입어종이라는 챤넬메기였다.ㅜㅜ
길이는 50cm 정도에 몸통이 두 손아귀에 꽉 찰 정도의 굵기... 엄청난 힘의 휘저음...
소란을 떠는 사이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잡았다고 하니까 우르르~ 몰려와서는 한마디씩하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자신들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는지 찌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들 있다.
그 묵직한 괴물을 간신히 살림망에 넣고는 엉킨 줄을 풀기위해 낚싯대를 들던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낚싯대를 들으니 낚싯대가 가볍게(?) 들리는 것이 아닌가??
울고 싶었다... 말을 할 수 없었다... 머리에선 너무 열 받아 땀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아까 우르르~ 몰려와 구경 왔다가 돌아가는 사이에 그 누군가가 모질게(?) 낚싯대를...
그것도 세 군데나... 어제 특별히 새로 산 낚싯대를... 밟아 버린 것이다.
그것도 잠시 또 한 대의 낚싯대를 들어보고는 난... 그 자리에 다시 주저앉았다.
똑같은 상황이... 그 낚싯대에도... “이런~ 쓰~~~벌~~으~~으~~””어떤 ?~? 야! 다~일루와~!”
“보구 다녀야지!! 이~ 이~~~~~~” 모두 하나 둘 모인다.
참담한 심정으로... 하지만 어쩌랴... 녀석들은 내 눈치만 살핀다.
한번 돌면 완전히 야수로 돌변하는 걸 많이 봐왔던 터라서... 하지만 어쩌랴...
"모인 김에 술이나 한잔씩하고 하자" 으~~

미리 사온 돼지고기을 번개탄 몇 개 피워놓고 후라이펜에 삼겹살을 한참 구우며 술잔을 기울이는데
내 맞은편에 앉은 친구가 곁눈질로 나의 4.5칸대의 찌불을 바라보다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본 것이다.
“어~어~~~~” 하더니... 둘러앉아있는 뒤로 돌아서 낚싯대 있는 곳으로 달려가야 하는데...
낚시꾼의 눈에는 찌만 보이지 주위의 상황은 결코 보이지 않는 법.
그대로 튀어나가는데 급하다보니 후라이펜을 밟고 튀어나가는 힘에 후라이펜 위의 삼겹살 기름기에 미끄러지면서
그대로 나를 덮치는 것이 아닌가.
졸지에 뭐(?)하는 자세로 뒤로 벌러덩 넘어가면서 그 친구를 끌어안는 자세가 되고,
그 와중에 후라이펜이 튀어 또 한 친구의 머리위에 떨어지고,
“아이구~”소리와 함께 심각한 먼지(?)폭풍이 그 자리를 메워버렸으니...
거의 다 타가던 4장의 번개탄이 그 난리에 날려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을 덮어버린 것이니...
그 꼴이 너무 우스워 서로 바라보고 낄낄대는데... 모두가 눈만 반짝반짝...
그 친구는 나에게서 떨어져나가서 또다시 구르듯 내려가 낚싯대를 치켜 올렸다.
낚시꾼의 놀라운 저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쓔~~웅~ 피~잉!~ 잉~잉~ 우~우~욱!!~~~” 낚싯대가 부러질 것 같은 비명을 지르는데 잠시 후.
한참을 엄청난 힘으로 치닫던 그놈이 의외로 쉽게(?)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모두들 그곳으로 쫓아 내려가 보니 처음 보는 희한한 고기가 스키를 타고 오는 것이 아닌가.
랜턴을 비치니 하얀색이 반사되어 너무 멋있는 길죽~한 그놈을 뜰채를 대고 건져 올리니 길이가 80cm 정도 되는 강준치였다.
생긴 건 꼭 바다의 농어 비슷하고, 하여간 너무 멋(?)있는 처음 보는 고기였다.
그놈을 살림망에 넣고 보니 하늘에 별은 왜 그렇게 많은지... 실로 오랜만에 보는 하늘인 것 같다.
세상의 모든 별들을 온통 모아 놓은 것 같은 착각마저 일정도의 아름다운 하늘이다.
그 난리를 쳤으니 더 먹을 것도 없고 먹을 상황도 아니다.
또다시 각자의 자리로 우르르 몰려가는데 아까 그 친구는 그 상황에서 급히 뛰어 내려가다가 발목을 삔 것이다.
“어이구~ 어이구~” 하면서 자기 자리로 가는데 절룩~ 절룩~ ㅠㅠ

입질이 붙은 것인지, 강준치가 몰린 것인지, 지렁이만 달아 넣으면 5분도 안걸린다.
정말 찌가 솟아올라 옆으로 자빠진 다음 끌어내면 영락없는 강준치였고, 30 ~ 80cm 급으로 연신 찌를 밀어 올리는 것이 아닌가.
나뿐만아니라 여기저기서 숨가뿐 실랑이를 벌리고 있으니 계속해서 물의 파장음이 들리고 있었다.
밤 10시쯤부터 새벽 2시쯤이 지날 때까지 나온 강준치는 살림망이 부족할 정도로 나오자 뜸해지기 시작했고,
그 시간에 챤넬메기 40cm급도 3마리 추가되었고, 빠가사리(동자개)도 2마리가 추가되었다.
그런데 저수지에서만 간간히 올라왔던 귀챦은 작은 빠가사리가 아닌 30 ~ 40cm급의 빠가사리였으니
들어 올려서 바늘을 빼려다 그 울음소리에 놀라서 뒤로 자빠질뻔했으니 저수지의 작은놈들도 “빠각~빠각~”하는데...
덩치가 큰놈들이 우는 소리는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한참을 하고나니 팔이 뻑~쩍~찌~근하다.
한참을 입질이 없자 하나둘씩 모여들어 그 동안의 고생(?)에 출출해서인지 라면을 끓이고, 술 한 잔씩하고,
각자의 무용담으로 얘기가 시작된다.
입질의 공통점이 확실하게 확인되는 순간이다.
어종에 따라서 입질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이다.
챤넬메기와 빠가사리의 경우 서서히 물에 잠기거나 들어가며 옆으로 끌리고,
강준치는 찌가 끝까지 솟아오른 다음 자빠지는 입질을 보이고,
어쩌다 나오는 불루길은 초릿대가“쉑~” 소리가 날 정도로 입질이 빠르다.
워낙 빠르다보니 찌가 들어가서 챔질을 하려하면 초릿대가 운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뱀장어는 아직 낚은 사람이 없다.
그놈두 찌불이 없어진다는데... 자리에 돌아가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깜빡 졸다가 찌불 한 번보고 하는데... 한참을 졸다가 찌불을 보니 4.5칸대의 찌불 하나가 없다.
놀라서 잽싸게 챔질을 하고보니 꿈쩍도 안한다.
어찌된 일인지... 바닥을 걸었는지 움직임조차 전혀 없다.
걸렸구나 생각되어 이리저리 바늘을 빼기위해 좌우로 움직이며 낚싯대를 쳐들고 애를 쓰는데 뭔가 움직임이 포착된다.
그 순간 힘차게 올려챗더니 뭔가가 쑥~ 빠지는 느낌과 함께 힘을 쓴다.
좌우로 휘졌는 힘은 챤넬메기와는 사뭇 다르다.
약간의 실랑이 끝에 물위로 뽑아내는데 뭔가가 대롱대롱 매달린 것이 있는데...??
고기는 아닌 것 같은데...?? 바늘 끝에서 뭔가가 꾸물꾸물 움직인다.
“허~~~~~억~~~!”“꾸~울~꺽!” 바늘 끝부분에서 봉돌위쪽으로 두리뭉실 뭉쳐있는 것... 그건 바로 뱀장어였다.
좋~긴한데 바늘을 빼려고 잡는데... 왜 그렇게 징그러운지...
바늘을 뺄 수 없을 정도로 깊이 삼켜 하는 수없이 목줄을 끊고 살림망에 넣었는데...
뱀장어를 잡았다 생각하니 기분이 괜히 좋아진다.
뱀장어는 몸에 좋다던데... 정력에 억수로 좋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밤이 가고 서서히 사위를 분간할 수 있을 때까지 잡은 고기의 수는 얼마나많은지 그 큰 살림망의 목까지 바글바글(?)하다.
날이 밝아 오면서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겼다.
아침이 되자 철수준비를 하느라고 부산을 떨고... 나 역시 철수준비를 마치고 살림망을 들어보려는데...
가득찬 살림망이 들어올려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밤고기낚시로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그 친구 목에 기브스(?)를 하고 내자리로 오더니...
“어때?? 괜챦치?”
“와~ 그래 네 덕에 찌맛손맛 질릴 정도로 봤다”
“얼마나 했어?”
“목까지 찼다 이걸 어떻게 가꾸가냐?”
“그거 다~ 가꾸갈거냐?”
“허허 이걸다 뭐해~”
“그럼 내가 시키는데로 해 강준치는 다 쏟아버리고, 메기와 빠가, 뱀장어만 갖꾸가”
“강준치는 심심풀이땅콩이야 갖꾸가도 가시가 많아서 먹지두 못해”
“너도 들어봤지? 썩어도 준치라고 가시가 많고 억쎠서 못먹어”
ㅋㅋㅋ 허긴 저 많은 놈들을 어찌 가지고 가랴.
그 친구 말대로 강준치는 모두 물에 다시 넣어주고 보니... ‘엥?? 이런... 뱀장어??’ 뱀장어를 네 마리나 잡았는데... 한 마리도 없다.
“빈~~~신 뱀장어를 살림망에 넣으면 어떻해 다 빠져나갔지!! 그건 양파자루에 넣어야하는데”
‘이런 쓰~~~~~빌!’“그걸.... 진작 말해주지... 다 도망간 다음에 말을 하냐?” 또 열이 받는다.
오! 내 정력제...ㅠㅠ 할 수없이 메기 5마리와 빠가 3마리만 가지고 돌아와야 했으나 크기가 워낙 커서 20L 아이스박스로 하나 가득하다.

부러진 낚싯대가 아깝긴하지만...
가족들 불러 모아 얇게 포를 떠서 양념에 재서 먹어 본 챤넬메기의 맛은 그 어디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충주댐을 드나들기 시작한 게 4년여.
붕어가 아닌 밤고기낚시로 충주댐을 거의 매주말마다 그 맛을 잊지 못하여 문골, 재오개, 빵빵골, 배추골 등등으로...
결국 그렇게 4년여를 외도를 하다가 다시 붕어가 그리워 전환을 했지만...
언뜻언뜻 충주댐 챤넬메기의 흉악한 모습과 엄청난 파워를 느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빼놓을 수없는 정력제 뱀장어와 수없이 달려들러 심심함을 달래주고 찌맛손맛을 안겨주었던 강준치의 파워풀한 바늘털이가 다시 그리워진다.
한참동안 안해왔던 그 밤고기낚시를 올해에는 다시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친구야 갑자기 보구 싶구나~"... 회원여러분 올해엔 밤고기소탕작전 한번 해볼까요??
...이상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2002년 1월 28일... 화성 봉담에서 돌대가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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