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화보는 스톤헤드님의 추억의 조행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밤고기? 낚시이야기 [1편]
7 ~ 8년쯤 전에 충주호에 드나들었던 때의 이야기를 해볼 랍니다.
충주호는 붕어의 메카였고, 그래서 낚시 꽤나 한다고 하셨던 분들은 주중에도 주말에도 인산인해를 이루며,
충주호로 출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었지요.
그러다가 점점 붕어얼굴 구경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러면서 충주호의 전성기는 막을 내렸고,
제게도 거의 충주호가 잊혀져 가고, 가까운 저수지에서 잔챙이 붕애들과 놀고 있을 때.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를 듣고 그때부터 다시 충주호의 단골로 예전만큼이나 열성으로 그곳을 찾게 되었죠.
이름하여 "밤고기낚시"
충주호 붕어들의 당찬 손맛에 반하여 충주호를 뻔찔나게 다니다가 동내 저수지에서 잔챙이 손맛으로 마음을 간신히 달래 왔던 제겐
엄청난 손맛과 대단한 크기의 어종이 나온다는 말은 충격적이었지요.
저를 꼬셨던 그 친구의 말입니다.
"장찌 1m 짜리가 뿌리까지 솟았다가 벌러덩 자빠진 다음 챔질을 하고 고기 얼굴을 보는데 최소한 5분은 걸리고 뜰채에 넣어도 내 고기가 아니다"
"채비는 다시해라"
"원줄 7호 이상에 목줄은 케브라 6합사, 바늘은 15호, 글구 낚싯대 길이 보다 60cm이상 길게 매고 낚싯대 길이는 최소 3.5 ~ 7칸으로 준비해라"
“그래?? 미끼는 뭔데...??”
"그건 내일 가르쳐주고.. 근무 끝나자마자 큰 깡통 하나가지고 나 따라와"
그래서 퇴근하고 집으로 가면서 낚시점에 들려 5.5칸두대(수향)와 15호 바늘, 케브라 목줄 5호, 600m 짜리 릴낚시용줄 7호,
케미는 4mm 물방울형으로 준비해서 집에 가서 채비 셋팅을 마쳤다.
엄청난 허풍에 현혹되어 거금을 주고 낚싯대까지 구입하고 나니 토요일 밤에 경험하게 될 엄청난 찌맛 손맛에 대한 기대감에 잠이 오질 않는다.

이튿날 아침.
잠을 못자 퉁퉁 부은 눈으로 출근하니 그 친구의 엄청난 허풍에 현혹된 사람이 나뿐이 아니었다.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몰려가는데 무슨 깡패집단이 뭔 일 내러가는 것과 같다.
십여 명이 둘러 앉아있는데 밥 먹을 생각은 없다.
그 친구 신이 나서 떠들어대는 통에 밥풀(입안의 오물)이 사방으로 튀어도 누구하나 뭐라는 사람 없이 모두 먹었다.
퇴근 후 미끼(?)를 구한답시고 정문 앞에 모였는데... 줄잡아 20여명이...!!
회사에선 간부들이 무슨 일 났느냐고 우르르 나와서 이사람 저사람 붙들고 뭍고...
그러다가 몰려간 곳이 전매공사(수원전매청) 정문 맞은편에 있는 야산이었다.
깡통 하나씩 들고 산으로 올라가니 낙엽이 떨어져 쌓인 퇴적물을 파보란다.
여기저기 떨어져서 땅을 파보니 너무나도 징그럽고 끔찍한 크기의 지렁이... 산지렁이었다.
그 크기가 너무 엽기적이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망연히 서있는데...
그 친구 왈...
"지렁이 못잡는 사람은 내일 안데리구간다" “지금 징그럽다 생각하면 내일 깡통에 손 넣으면 기절한다” 였다.
할 수 없지 그 찌맛 그 손맛을 위해서라면...
정말 그렇게 징그러울 수가 없었다.
길이는 10 ~ 20cm 굵기는 손가락정도...
파기만하면 우글우글하게 많은데 때가 7월초인지라 엄청 더웠고, 모기는 왜 그리도 많은지 지렁이 한 마리 잡으면 모기 한방이었다.
1인당 밤새 쓸 량이라고 100마리정도씩(?) 잡으라고 했으니...
그 더위에 모질게 달려드는 모기에게 헌혈해가면서 땀은 비오듯 흐르고, 무엇보다도 웬 냄새가 그렇듯 지독하게 나는지...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게 약 2 ~ 3시간이 흐른 후 만족할 만큼의 지렁이를 잡고 산을 내려오는데...
전쟁터의 패잔병도 이보단 낫겠다 싶을 정도 옷은 땀으로 범벅 온몸은 모기에 물려 눈탱이, 팔뚝, 정강이,
하여간 어디 가서 무지하게 얻어터진 꼴이다.
그래도 서로 쳐다보며 킥킥거리며 하는 소린 "누가 돈 준다고 이 짓하라고 하면 하겠냐고"
그리고 산을 내려와 차에 가보니 전 차량에 불법주차스티커가 붙어있고, 이미 두 대는 끌고 가고 세 대째 렉카차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황당하기가 이를 때가 없다.
주차할 장소가 없어 넓은 인도위에 세워놨으니...
몇 명은 차 찾으러 시청 앞으로... 나머진 그나마 다행으로 알고 집으로...
집으로 돌아오니 마눌이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며 하는 말.
“어이구~ 약두 없어! 사진 줬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집사람과 연애시절 사진 한 장달라고 해서 나름대로는 낚시터에서 폼잡고 찍은 사진을 건네줬기에 마눌이 하는 말이 그 말이다.

그날 밤은 낮에 지렁이 잡으며 모기에 물린 자리가 가려워 밤새 긁느냐고 거의 뜬눈으로 밤을 힘들게(?) 보내고,
토요일 새벽 낚시가방과 먹거리 등을 챙겨 어제 잡은 지렁이를 보관하기로 한 그 친구집으로 향했다.
조근근무는 7시교대하여 오후 2시면 근무가 끝나고, 그길로 충주까지 달리면 2시간이면 족했던 더없이 좋은 시절이었다.
지렁이를 보관하기로 한 그 친구의 집으로 가면서 얼핏 지나친 사람이 그 친구 같다 생각했으나
집에 도착해 보니 조금 전 큰일 났다고 하며 나갔다는 것이다.
조금 있으니 핸폰이 울린다.
“야~ 일루와! 큰일났다 빨리와!”
급하게 전화가 끊어지기에 그리로 가보니... 서너명이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있었다.
오늘 함께 가기로 한 그 동네 동료들이 새벽부터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있으니...??
사연인즉 어젯밤에 들어와 집에 두고 나갈 때 잃어버리고 가면 안되겠기에 제딴엔 차 옆의 쓰레기통 곁에 어제 잡아온 지렁이를 보관(?)한 것인데...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일찍(?) 쓰레기인줄 알고 함께 실어 간 것이다.
그 친구가 가보니 쓰레기와 함께 지렁이가 안보이니 유력한 용의자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그 새벽에 동네방네 뒤져서 그 아저씨를 찾아냈고, 그 아저씨는 쓰레기가 꽉 차서 집하장에 쏟아놓고 왔다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몇 사람이 거기 모였고, 오늘의 필수항목인 지렁이를 쓰레기더미를 다 뒤져서라도 찾아내야했다 그게 없으면 꽝~! 이라고 하니...
그 고생(?)하며 잡은 지렁이....
못 찾으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였으니...
그 쓰레기더미를 40여분 뒤진 끝에 그 지렁이 깡통은 찾아냈으나 옷 꼴이...
그 냄새하며... 그러나 출근시간은 다되어 할 수없이 그 꼴로 회사에 당도하니... 모두가 15분 지각이다.
그렇게 얼렁뚱땅 근무를 마치고, 3대의 차량에 분승(총 11명)하여 충주호로 향하여 도착한 곳이 문골낚시터였다.

쓰다 보니 좀 길어집니다... 나누어 올리렵니다... 2편의 본게임... 기대해 주십시오.
- 2002년 1월 29일... 화성 봉담에서 돌대가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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