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네 이야기 외...
1. 북산면 내평리 송씨네 이야기
"이 할망구야! 뜬금없이 뭔 소리여! 이 마을에 큰물이 들이찬다니 어서 씰데없이..!!"
그러지않아도 송노인은 장날이라며 이른 아침부터 단댓바람에 마실을 다녀온 오항댁에게 역정이 났던 터였습니다.
"낸들아우. 읍내에 갔다가 젊은 것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니 그렇다지뭐유. 천지가 개벽을 한다는 소린지 나도 도통.."
이번 장엔 곡마단이 들어온다며 며칠전부터 손꼽아 장이 서기를 기다렸던 오항댁이었습니다.
오항댁은 송노인의 아침 밥상을 차려주는 둥 마는 둥하며 서둘러 새벽길을 나서 한달음에 장터로 달려갔지만 곡마단패는 오질 않았습니다.
그 허탈함이라니..
아침을 거르면서까지 서둘렀던 터라 배가 고프기도 고팠던 오항댁이었습니다.
그래서 곡기를 해결할 요량으로 근처 국밥집에 들렀던 것이었는데 옆자리 젊은 사람들의 수근대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습니다.
"그런 씨잘데기없는 소리 그만혀고 어여 밥이나 줘! 글치않이도 뒤숭숭한 시상인데 .."
내평리 송씨네는 사방 십리로 그의 땅을 밟아야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그 지역의 대지주였습니다.
하지만 십여해전에 겪은 사변통에 일가중 몇몇은 악질지주라는 죄명으로 북으로 끌려갔고
또 일부는 피란중에 유엔군의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니 난리라면 고개를 흔들던 송노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마을이 통채로 물에 잠긴다니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
저녁상을 물린 후 담배를 말아 불을 붙히던 송노인은 문득 불안해졌습니다.
'그럴리가 없지..그럴리가 없지..'
그리고 몇달 후 마을로 군인들이 찾아와선 주민들을 모아놓고는 나라가 발전하기 위하여 어쩌구 하는 연설을 해 대더니
이내 오항댁이 들었다는 소문 그대로를 말하고 떠나버렸습니다.
군인들의 일장연설은 기억에도 없고 다만 그들이 남긴 마지막 말 즉,
샘밭 근방에 댐이 건설될 예정이며 나라를 위한 일이니 내평리 주민들은 적극 협조해 달라는 말만 송노인의 귓가를 맴돌 뿐이었습니다.
사변땐 피란을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게 아니랍니다.
마을 자체가 영원히 물속으로 잠겨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1967년 4월부터 댐을 짓기 시작하였으니 강원도 춘성군 북산면 내평리는 1973년 소양댐이 완공을 보는 그 해를 끝으로
이렇게 영원히 지도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2. 추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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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낚시터... 바야흐로 추곡의 절정기입니다
소양호의 낚시 포인트 대부분은 배를 타고 가야합니다.
무심코 뱃전에 몸을 싣고 가는 그 뱃길 아래 수십길 물속엔 수몰전의 마을들이 있었습니다.
수몰민의 일부는 타지로 떠났고 또 일부는 샘밭 근방으로 이주를 했지만
끝까지 고향 언저리를 떠나지 않고 지금도 그 곳에서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곡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는 67년 양띠생 안영우 사장 가족이 바로 그들입니다.
내평리 송씨일가가 바로 안영우 사장의 외가입니다.
"붕어골 들어가는 입구 물속에 마을이 있었죠. 바로 제가 태어난 곳입니다"
지난 73년에 완공을 본 소양댐이니 이젠 고향마을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할 겁니다.
부친의 뒤를 이어 지난 98년부터 추곡에서 낚싯배를 운행하며 깊은 물속에 잠겨있을 고향집을 지키고 있으니
그의 감회는 어떠할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깊은 물속에 잠겨있는 그의 고향집마냥 그의 속내를 헤아릴 길은 없을 겁니다.
어찌되었든 추곡낚시터 안영우 사장은 매일 그의 고향집 지붕의 수십길 위로 배를 몰고 지나가야하는 고향지킴이인 것입니다.
3. 대곡리
대곡리는 추곡낚시터에서 배를 타고 10여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물길이 비교적 멀어 찾는 이도 별로 없으니 오직 그 곳을 잘 아는 사람들만 가끔 찾아가는 오지입니다.
지난번 절골 출조때 잠시 들러본 바 있습니다만 이번에 가보니 20여미터는 수위가 올라 어디가 어딘지 도통 알 길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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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리로 떠나는 뱃전에서 돌아본 추곡입구입니다

오름수위에 대비해 미리미리 작업을 해 둔 포인트들

붕어골은 지난 갈수기에 비해 상류 골짜기가 500여미터나 올라갔습니다

우리들 눈엔 별장같겠지만 이분들에겐 생업터입니다

붕어골에도 포인트 작업이...

일부 자리는 차량으로도 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 곳은 오토캠프촌이 됩니다

작은 골짜기라도 계곡물과 그늘이 있는 곳은 늘 이렇게 만원입니다

정식으로 나라에서 어업권을 받아 생활하는 분들입니다.. 소양호 어업권은 인기가 높아 1억원이 넘는답니다

드디어 대곡리 도착. 이런 완경사 지역이라야 붕어 입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붕친자리. 깔끔한 낚시는 애당초부터 포기

2.9대, 3.2대를 위주로..수심은 약 2미터 50정도 나옵니다

물속엔 이런 육초들이 삮은 채로 깔려있습니다. 낚싯줄이 이러한 수몰육초에 걸리면 찌가 안섭니다. 물론 그런 경우 입질도 못받습니다. 다시 던지세요

두 노인들의 터잡기. 노인 중 젊은 축에 드는 분이 삽질을 하십니다. 소양호에선 편안한 자리=즐거운 낚시입니다. 오래오래 사세요

대곡리 상류엔 이런 계곡이 있습니다. 당나라 시인 이백의 詩 山中答俗人에 나오는 別有天地 非人間입니다

냉장고

벌거벗고 큰대자로 누워있다 왔습니다

대곡리 최상류. 씨알이 굵게 나옵니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해서야 붕친은 슬금슬금 계곡에서 기어나왔답니다

해가 집니다. 서둘러 자리로...

그리고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어라! 어젠 없던 돌무덤이 나타났습니다

밤새 이만큼 물이 빠졌습니다. 발전배수만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제대로 낚시를 하려면 물이 더 빠져야 합니다

어제 해걸음에, 그러니까 찌불을 달까 말까 하는 바로 그 때 소나기입질이..최대 토종 8치, 떡붕어 9치 등등입니다. 몸통까지 찌를 올려주던 녀석들

철수길에 만난 분. 새로 산 소들이 무척 맘에 드신다고..

추곡식당에서 아점으로 산채비빔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등목 한판 한 후..

자는 듯 죽은 듯 어느 나비의 꿈
[강원 소양호 대곡리권 취재종합]
* 일 시 : 2006년 8월 12일(토) ~ 8월 13일(일)
* 장 소 : 강원 소양호 추곡권, 대곡리권
* 취 재 : 열린낚시여행팀 붕친과 낚시벗들
* 도움주신 분: 소양호 추곡 안영우 사장님, 황새바위낚시점 최정인 사장님
* 취재 후기 : 발전용으로만 배수를 하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하룻밤에 30cm 정도는 수위가 내려갑니다.
더하여 수온이 높아져 큰씨알의 붕어보다 4 - 5치 정도되는 붕어들이 마릿수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8-9치 이상되는 붕어들이 찌를 몸통까지 올려주며 당차게 대를 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주로 초저녁과 새벽에 입질이 집중되고 있으며 취재 당일은 초저녁에 소나기입질을 본 후 밤새 미미한 입질 외에
제대로 올려주는 입질은 못봤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좀 더 큰 씨알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추곡매니아들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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