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시체를 갔다 버렸나?
월요일이면 항상 바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운영진 미팅은 언제나 마라톤 회의.
요번에는 빨리, 요번에는 빨리... 해도 3시간은 늘 넘긴다.
일전에 태풍이 한창일 때 한 번 찾아왔던 대전의 용태울지.
태풍때문에 낚시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터라 언젠가 한 번 찾아오리라 생각하고
있었던 곳이어서, 늦은 시간이지만 어두워도 자리를 아니까 일단 출발하기로 하였다.
우측 골에서 본 용태울지
월요일의 고속도로는 토요일 못지 않게 붐빈다.
상대방에게 욕을 먹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히 달려 벌곡을 지나니,
이미 사방은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 그래!! 늦은 김에 밥이라도 먹고 가자^^
제방에서 본 용태울지
독사의 자리. 한 사람은 낚시하고 한 사람은 쓰레기 줍고...
지난 번에는 제방 왼편 최상류.
이번에는 그때보다 수위가 높아져 있는 관계로, 제방 우측 상류 골 연안으로 자리를 잡기로 하였다.
어둠속에서 랜턴을 비춰가며 간신히 자리를 잡고 낚시대를 펴는데,
"어휴 ㅠㅠ 여기 누가 시체를 갔다 버렸나?" 독사의 푸념이다.
우측 골 최상류 전경
깜깜한 가운데 주변은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분명 쓰레기가 산재해 있다는 얘긴데.....
낚시대를 다 펴 놓고.... 어둔 밤중에....
독사는 주변 쓰레기를 긁어 모으기 시작했다.
현지인의 말을 빌면, 어제까지도 이곳에서 많은 양의 붕어가 나왔다는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인지 피라미와 잡어들의 입질밖에 볼 수가 없다.
역시 조황이라는 것은 어제와 오늘 다르고,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구나ㅠㅠ
쓰레기.. 쓰레기...쓰레기....
아침해가 밝았다.
구름에 가려진 희미한 햇살아래 주변을 살펴보곤!!!!!
실시간지독한팀, 속된 말로 완전히 열받았다.
지천에 깔린 쓰레기들.....
유원지이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찾아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쓰레기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낚시와 관련된 것이다.
떡밥봉지, 지렁이통, 낚시줄, 받침대에 부러진 낚시대까지...
이곳 저곳 다니면서 주위가 깨끗하지 못해 눈쌀을 찌푸린 적이 적지 않지만,
오늘처럼 심한 곳은 지독한팀 결성 후 처음^^이다.
또 쓰레기....
역시 쓰레기....
아침 7시부터 철수때 까지 일행은, 낚시대를 팽개쳐둔 재 쓰레기수집을 하고 있었다.
실시간 조황정보를 전해야 하는데 실시간 청소상황을 전해야 하는 마음 ㅠㅠ
완전히 쓰레기 판, 피할 포인트가 없다
그나마 물은 깨끗하다.
그 맑은 물에서 자란 뼘치급의 붕어는, 밤이 다 가고 새벽을 앞두고 입질을 해준다.
그때까지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독사의 자리에서만^^
독사의 살림망. 붕어는 떼글떼글하다
작지만 힘은 좋은 용태울지 붕어들
-당신이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셨습니까?
-아니요? 전 항상 제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답니다
-그럼 당신이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셨습니까?
-아뇨? 전 여기 처음인데요?
6치만 되어도 손맛은 톡톡히 본다
그렇다.
우리 주변에는 낚시터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그럼......
이곳이 용태울지 최고의 대물포인트.
[용태울지 취재종합]
*일 시 : 2000년 10월 09일(월) - 10일
*장 소 : 대전 용태울지
*날 씨 : 약간 흐림
*취 재 : 실시간 지독한팀
*동 행 : 구찌 님, 월맨 님
*포 인 트 : 제방 우측 최상류 도로변
*수 심 : 2.5 - 3m
*채 비 : 원줄 1.5호/목줄 1호/붕어바늘 4호
*미 끼 : 떡밥, 새우
*조 과 : 최고 6치, 이하 잔챙이 낱마리
*기 타 : -바닥새우가 상당히 많음
-징거미 역시 새우못 지 않게 많음
-새벽 1시까지 피라미 성화가 심함
-우측골 도로아래 돌 무더미가 용태울지 최고의 포인트,
하지만 진입이 어렵고 돌이 굴러 내릴 위험이 있어서...
-우측골 최상류에 있는 조그만 가게가 계류 님 이모님 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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