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화보조행기 #4 > 충남 아산 안골지 [2000.11.30-12.01]      [이미지만보기]


* 안골지, 그 호황의 현장에서



날씨가 좋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날씨가 받쳐주질 않아 발 앞에 있는

아산 안골지 조황을 들으면서도 출조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날씨 좋고, 어느 정도는 시간도 낼 수 있는 날이 왔다.

그런데 막상 안골지로 들어가려니 글쎄 ?... 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봄에 들렸다가

손바닥만한 떡붕어들만 나오기에 그 후로는 단 한번 눈길도 주지 않았던 터라

과연 나올까 의심이 드는 것이었다.


모처럼의 출조인데, 엉뚱한 곳에서 괜히 허탕치지 말고, 조황 확실한 평택호 석봉리에나

들어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다른 싸이트에서는 이미 다 취재를 다녀갔다는데

실시간 팀원으로서의 책임감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일단 안골지 출조를 결정하고

동행을 모으니, 아니 이런 일이 ? 동행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지킴이님은 가정에 사정이 생기고, 낚시갈까, 낚시가유, 청호님, 모두 출조가 불가능하다는 응답.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현대낚시 전사장님마저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으면서 결심한다.

그래 내가 언제는 함께 다녔나 항상 혼자였는데 뭘 ...




관리소 앞에서 바라본 안골지 전경


초겨울 밤낚시라는 점을 고려해서 현대낚시에 들러 3mm짜리 초미니 캐미를 준비하고,

카메라에 필름까지 넣었으니 이젠 준비 끝.


규정속도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가도, 현대에서 안골지 까지는 불과 30분 거리.

미리 전화를 해 두었던 터라 곧바로 4번 좌대에 오른다.


그런데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간다. 애초에는 안골지 연안에 가득찬 갈대밭에 좌대를 붙여놓고

소위 '들어뽕' 낚시를 해야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쯤 한창 만수위를 유지해야 할 수위가

쭈욱 내려가 있어서 갈대밭은 마른 땅위에 그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맨땅에서 붕어가 나온다는 것인데, 이 초겨울에 ? ...


좌대에 올라 제방 쪽을 향해 받침틀을 놓는다. 받침대를 설치하기 전에 몇 칸 대를 쓸 것인가를

가늠하기 위해 뽈대를 보는 순간 "허걱!!"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솟아있다.


상식적으로 초겨울 낚시에는 수초치기가 아닌 다음에야 적어도 수심이 3m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뽈대가 이렇게 높다면 3m 커녕은 1m나 될까 싶은 것이다.




안골지 전경 2.. 아침은 밝아 오고..


일단은 1.9칸을 펴서 수심을 재보니 역시 1m 겨우 넘는 수준. 과연 여기서 붕어가 나올 것인가 ?

그것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 밤낚시에 ?...

이건 그 동안 내 낚시 경험을 처음부터 뒤집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관리인 말이 여기서 나온다니, 일단은 1.9를 기준으로 왼쪽에 1.5칸을 펴고

오른쪽으로는 2.3을 편다. 좌대낚시이기 때문에 수심은 거의 일정하게 약 1.2m 정도,


다만 오른쪽으로 갈수록 약간 깊은데... 예민하게 찌를 맞춘 상태에서 약 15cm 상간에

한마디씩 차이가 난다.

물을 만져보니 얼음장같이 차다. 수온을 고려해서, 떡밥에 콩가루를 섞고 조심스레 배합해서

말랑말랑하게 개었다.


원줄은 2호에 2합사 목줄에 6호 카본 바늘 내림 2봉 채비, 바늘 하나에는 떡밥을 달고,

한쪽에는 지렁이를 달아 소위 짝밥으로 넣으면서 반응을 보기로 한다.


조금 후 반응이 오는데 찌가 곧게 올라오지를 못하고 비스듬히 옆으로 올라오더니 이번에는

다시 내려간다.

조금 후에 비슷한 움직임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챔질을 해보지만 걸리지 않는다.




필자의 채비편성...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는 걸로 보아서 아마도 지렁이 끄트머리만 물고 늘어지는 것 같다.

결국 지렁이를 떼어내고 떡밥만 사용해 보기로 하고, 목줄을 짧게 해서 바늘을 다시 묶었다.


목줄 길이를 약 3cm 정도로 짧게 맨 6호 바늘에 팥알만큼씩 잘게 떡밥을 달아 넣으면서도

아직은 별 기대감이 없다. 만약 여기서 붕어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상식을 초월하는 것이다.


한 30분 밑밥 품질을 했을까 ? 1.5칸 대 찌가 꼬물꼬물 거리더니 슬며시 올라온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볍게 챔 질을 하니 '우~ 욱' 하면서 뭔가가 걸리는데,

급하게 위로 솟아오르던 놈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 달린다.


좌대 기둥에 감지 못하도록 대를 세우면서 대를 왼쪽으로 당기는데...

그만 툭 하니 떨어져 버린다. 첫 마수를 놓치고 만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 때문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틀림없이 붕어가 입질을 한 것이다.




"포즈 한번 취해 주시죠...".. 현지조사님


한번 입질이 있었다는 것은 제2 제 3의 입질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던가 ?

두 대 에만 집중하기 위해 일단은 2.3칸을 걷어서 정리를 하고 본격적인 어신 읽기에

돌입한 시간은 오후 6시경.

예상이라는 것이 빗나가기 일쑤이지만 오늘은 그대로 적중하려나보다.


이번에는 1.9칸에서 입질이 오더니 그대로 우아하게 주욱 밀어 올린다.

챔질과 동시에 낚시 대에서 나는 금속성 소리, 그리고 아래로 아래로 처박아대는 그 끈질긴 저항감,


이건 틀림없는 토종 붕어다. 그것도 제대로 된 크기의 붕어가 틀림없다는 생각에 순간 가슴이 뛴다

그리고 잠시 후 8치는 훨씬 넘어 보이는 누우런 토종 붕어를 손아귀에 잡을 수 있었다.




"조황이요?...매우 좋습니다.".. 의정부에서 오셨다는 조사님


그리고 그 때부터 입질이 계속 이어지는데, 붕어 특유의 우아한 입질, 당찬 힘, 이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 초겨울 좌대에 앉아서 칸 반대로 8치급 토종 붕어들의 손맛을

즐기게 되리라고...

같은 붕어라도 수초 구멍치기에서 나오는 것과 맨 바닥에서 나오는 것은 근본적으로 손맛이 다르다.


캐미를 끼우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는 8-9치 정도로 씨알이 좀더 굵어진다.

게다가 입질은 여전히 떡밥 콩알낚시 특유의 그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약 5분 내지 10분 간격으로 입질이 이어지는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

초겨울 밤낚시, 얕은 수심, 수초 하나 없는 맨바닥... 낚시가 될 이유가 없는데 ?...

그런데 지금 현실은 마치 한참 시즌을 능가하는 입질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월척 맞다니까요..."..계측 결과 32Cm


이번에는 1.9칸에서 입질이 온다. 한번 꼬물거리더니 스물스물 올린다.

이거야 참 ! 뭐 이런 일이 하면서 챔질을 하는데, 이건 좀 다르다.


푸드득거리는 느낌이 아니라 둔실 둔실 거리는 느낌이다. 이놈은 씨알이 좀더 굵겠는데

중얼거리면서 위로 떠오른 놈을 보는 순간,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늘이 없는 바늘이라서 좌대 위로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이미 여러 마리를 놓쳤지만,

이놈은 적어도 월척은 넘어 보인다는 생각에 조심조심해서 좌대위로 올리는데 성공,

손뼘을 이용해서 크기를 어름해 보니 약 32cm, 자로 잰 것 많큼이나 정확하기로

정평이 있는 내 손 계측이니 틀림없는 월척이다.


이때부터는 입질의 빈도가 조금씩 떨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입질은 계속된다.

열 한시가 지난다. 날씨가 포근하다고는 해도 좌대위에서 맞이하는 추위는 뼛속을 파고든다


. 아무리 우모복으로 중무장을 해도 발목 부위부터 올라오는 추위는 건강을 해친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자리에 들기로 한다.




6시 ~ 11시의 필자의 조과


아침 7시, 따뜻한 침낭 속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은 추위다. 낚시대를 비롯해서 의자며

가방등 밖에 두었던 모든 물건들은 모두 노인으로 변해버렸다.


안으로 들여놨던 떡밥 그릇을 가지고 나와 낚시를 시작하는데, 조금씩조금씩 얼어 들어간 떡밥이

어느새 버석거린다. 이 추위에 밤낚시라니 .. 걸래는 꽁꽁 얼어서 동태가 되고...

두 수를 추가하고는 입질도 동결되었는지 별 움직임이 없다.


아침이나 먹자는 낚시터 사장님을 따라가서 아침을 먹으면서 요즈음의 호황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겨울이 되면 붕어는 깊은 곳으로 내려가서 웅크리던지 아니면 갈대사이로

파고든다. 그런데 안골지는 상류에 골재채취를 하느라고 갑자기 물을 뺐다.


당연히 물이 차있어야 할 갈대밭이 다 드러나고 지금쯤 갈대밭에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할 붕어들이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회유를 하고 있다는 것이 사장님과 나눈 최종 분석의 결론이었다.

게다가 현재 수심 1.5m 정도에서는 말풀이 한창 자라나기 시작하고 있으니...


붕어들이 그리고 몰려든 것은 당연한 이치. 그렇다면 얼음이 얼 때까지도 이 호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아도 틀림없을 것 같았다. 결국 안골지의 호황은 상식을 초월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낚시조건의 결과물이었다.


잔챙이 떡붕어터의 오명을 씻고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안골지 그 호황의 현장은

지금도 전국 각지의 붕어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푸드득~~' .. 묵직하네요..


[취재 종합]

* 일 시 : 2000, 11월30-12월 1

* 장 소 : 아산 소재 안골지

* 수 심 : 1.2m

* 대편성 : 1.5칸, 1.9칸

* 원 줄 : 2호

* 목 줄 : 2합사 (테크론) 3cm 길이

* 바 늘 : 6호 카본 바늘

* 미 끼 : 떡밥+콩가루

* 주 입질 시간대 : 저녁 6시에서 11시 (오전에는 별 입질이 없었음)


취재 - [지킴이팀] 구본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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