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만큼의 실망
오후녘 양지 바른곳에 나서면 이제 햇살이 따갑다고 느껴질 만큼 기온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환상적인 날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금요일(9일) 오후 괜한 한숨에 연신 창밖 하늘로 시선이 가고, 엉덩이가 들썩거려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오후 업무는 물건너 간 일 -,.-?
억지를 부린 탓?에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쫌 남은시간 영천까지 다달았다.
이 참에 경산(자인)까지 올라가? 걍~ 이쯤에서 하룻밤?
(요즘 영천 특파원점인 '세종낚시점'이 영업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영천권보다는 경산쪽으로 마음이 먼저 닿는다.^^")
일단 '낚시와 사람'에 전화부터 한통 넣어 보는데...
"요 근래 날씨가 좋아 오늘밤에 쫌 될 것 같은데요... 그쪽에 드리대 볼만한 곳 쫌 있어요?"
"오늘은 자리 없다. 내일 아침에는 자리 나니깐... 아침에 온나."
'잉? 이게 뭔 소린가? 지천에 널린게 소류지인 경산... 소류지가 많기로 유명한 자인에 자리가 없다니...'
말 그대로 (걍~ 물만 바라보고 대만 드리울라치면) 설마 자리가 없겠는가?마는 기본적인 조과가 보장이 되고
또 덩어리 한번 쪼아볼 만한 곳, 그런 곳 중에서도 조황이 좋은 몇 안되는 포인트들은 다 차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널린게 소류지인 이곳에서 조차도 막상 기대감을 가지고 드리대볼만한 그런 곳,
그런 포인트를 찾으려면 마땅한 곳을 찾기 어렵다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예~ 그럼 오늘밤엔 여기(영천 호남지)서 함 쪼아보고 내일 아침에 바로 올라갈께요"
그렇게 내일 출조지, 포인트까지 미리 예약?을 해놓고 호남지에서의 밤낚시 준비를 서두릅니다.
짧게는 1.9칸에서 저 멀리 뗏짱을 넘겨 4.0칸대까지 새로 돋아 오르는 부들순 사이사이 구멍을 다 찾아 메꾸다시피 대를 펴니
오늘도 8군데나 되는 전방을 차리게 된다.
한참을 바닥 더듬고, 채비투척 연습하고 혼자서 부산을 떨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여기와서 소주 한잔 하고 하소~"
오른쪽에서 낚시하던 조사님이다.
"...('';)... 아직 전도 다 못폈는데...한잔만 받지여"
머뭇거리다 다가가니 맛은 없지만 안주 삼아드시라며 돼지고기 숭숭 썰어 넣은 김치찌게에다 소주 한잔을 건낸다.
고향은 여긴데 지금은 포항산다는 것, 업체 납품하고 돌아가는 길에 대를 폈다는 것, 작년 이맘때 이자리에서 대박을 했다는 것,
이모님댁이 요 아랜데 번번이 낚시만하고 들려다 보지 못한다는 것,
마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늦둥이가 있고 요즘 여자같지 않은? 마누라가 참 잘 한다는 것 등등...(그러고보니 듣기만 했네요^^")
생면부지 물가에서 낚시꾼이란 이유 하나로 이런 저런 사는얘기, 낚시얘기 속에 이렇게도 술잔을 기울이게 되네요.
한순배 두순대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 어느새 기우는 해가 수면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다.
"아이구 벌써 해가 지네요...저 캐미도 꽂아야 하고 이만 낚시준비 해야겠어요"
"나두 낚시 해야죠 솥에 밥 해놨는데, 나중에 저녁도 같이 합시다."

황혼녘의 영천 호남지 제방권의 전경

석양에 붉게 물든 물가는 언제나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돌아 누운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고...
어둠이 내린 수면 위로 노랗게 빛을 발하는 여덟개의 점들...
그 점들이 움직여주기를 갈망하는 눈동자들...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이따금씩 들려오는 녀석들의 뒤척임 소리에
이제나 저제나 혹시나 하며 움직이지 않는 점들에게서 신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새우를 꿰어 놓은 4.0칸대에 잔챙이 짓인 듯 싶은 두번의 경망스런 찌올림을 끝으로 하룻밤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보름달이 훤한 밤에도 얼굴을 보여줬던 녀석들인데...이렇게 분위기 좋은밤,
녀석들의 아지트임직한 상류 부들 수초대에서...밤새 녀석들의 흔적을 느낄 수도 없었다니
이 또한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또다시 아침이 찾아오고, 하룻밤을 함께한? 포항조사 님 '이 다음에 인연이 되면 또 이렇게 보자'는 말과 함께 물가를 떠나고
후나도 예약?된 곳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낚시와 사람'에 들리니 아직 대물이 비치지는 않았지만 8 ~ 9치급 마릿수 조과가 유난히 좋아,
잘하면 월척급도 만날 수 있을 꺼라며 전날 초저녁에 직접 올린 조과를 보여주시며 '연하지'를 추천해 준다.
'헉 @@" 초저녁 잠깐동안 7 ~ 9치로 이정도(30 ~ 40여수) 마릿수였다면...적어도 오늘밤엔 손맛 쫌 보겠구나...^^'
낱마리 대물이 비친다는 말보다 더 구미가 당기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추천해 주신 포인트에 가니 전날 밤낚시를 한 조사님 슬슬 철수준비를 하시는데
알고보니 (작년에 같은 저수지에서 낚시를 한 적도 있는 부산에서 오신)입큰붕어 회원님이시다.(죄송합니다. 바뀐 아이디를...(..")?)

영천 호남지 우측편 전경

영천 호남지 상류 부들밭 포인트 전경

자인 연하지 상류 부들 수초대 전경

포인트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북숭아밭이 온통 연분홍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그렇게 바톤 체인지 하듯이 자리를 잡고 보니 꺾어져 누운 부들과 앙상히 줄기만 남은 갈대, 그 사이를 비집고
돋아나는 연초록의 부들잎들이 그림같이 펼쳐진 포인트에 기대감이 생기는 반면
(이제껏 너무 그림처럼 잘 형성된 포인트에서는, 그리고 소위 대박 조황?이 있는 그 다음날은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던 그간의 경험들로...) 걱정도 생긴다.
어째건 어제의 몰황을 만회해야한다는 일념으로 그림처럼 펼쳐진 구멍? 속으로 한대 한대 대를 드리워 나가다보니...(길이가 맞는)낚싯대가 모자란다.
하는 수 없이 4.0칸대(수초치기 채비)까지 동원을 하니 펴놓은 낚시대 수만 무려 열두대에
좌측에서 우측까지 시선이 거의 170도로 밤새 도리도리를 해야 찌를 다 볼 수 있을 성 싶다. -,.-"
'욕심이 많기도 하지...나중에 소나기성 입질이 오면 우짤라고...'
'제발 입질만 해다오 챔질을 다 못해도 좋으니... -,.-;'
맞는 길이의 낚싯대로 다 진설하고, 바닥도 다 찾아내고, 시야를 가리는 수초들도 보기 좋게 다듬고, 찌들도 상황에 맞는 녀석들로 교체하고,
임의의 포인트엔 황토 버무린 겉보리까지 뿌려 두었으니 이제 녀석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자리를 피해주는 일만 남았다.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할 정도로 따갑게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도 피할겸 점심요기도 할겸
'낚시와 사람'에서 무료한 낮시간을 그렇게 때우다 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아직 해가 지려면 두세시간 남짖 남은 시간...
오늘밤 또 빡시게? 쪼으려면 잠시 눈을 붙여두어야 하는데...물가에선 도무지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억지로 눈을 붙였다 뜨니 어느새 서산 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이크 서둘러야 겠다. 해거름부터 활발한 입질이 들어온다켔는데...'
캐미 꽂고, 미끼 꿰고, 분주히 녀석들을 맞을 준비를 서두르며, 어느쪽으로부터 녀석들이 들어올지 사뭇 기대되는 마음으로 찌불 읽기에 돌입한다.
캐미들이 점점 그 빛을 발하고, 주변은 이제 완전히 어둠속으로 그 모습을 감추어가는데도 찌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포착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상하네 초저녁엔 정신 없을꺼라 켔는데...'
기대감이 '오늘도?'하는 불안감으로 바뀌어 간다.
그렇게 정지된 것 같은 고요함을 깨고 첫입질이 들어온 건 어둠이 내리고도 한참이 지난 8시경.
산란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던 녀석인지 군데군데 산흔을 지닌 7치즘 되는 녀석이다.
'이제부터 시작인가?'
여기 저기서 산발적인 찌놀림이 이어지지만 원하는 입질이 아니다.
잔챙이 녀석들만 먹지도 못하는 옥수수며 새우 등을 가지고 노는 모양이다.
우측편 2.4칸대를 드리우려 자세를 취하는 순간 왼쪽 부들 깊숙히 찔러둔 2.9칸대찌가 찌톱을 다 들어내고 꺼떡거리고 있습니다.
오른손에 낚시대를 든 채로 왼손으로 쉑~ 철푸덕 철푸덕...
'오 힘 꽤나 쓰는데...??'
오른손에 들고 있던 낚싯대를 내려 놓고 녀석을 갈무리하려고 보니 어느새 왼쪽 1.9칸대를 감고 있다.
1.9칸대 채비와 함께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녀석...
'어? 생각보다 큰 녀석이네?'
그제서야 신중을 기해 안아 올려보니 아무리봐도 월에서는 쪼금 빠지는 듯한 아까운 준척이다. ^^"

포인트에서 건너편 중하류권을 바라보고...

좌측편 중류권 전경... 현지 노조사님이 릴낚시를 드리워 놓고 망중한을 즐기고 계시네요.^^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기다림 속에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넘어서고 기대했던 마릿수 조과에 훨씬 못미치는
입질 빈도에 미끼를 참붕어,새우에서 다시 옥수수, 지렁이, 떡밥까지 계속 다운 그레이드 시켜보지만 시간이 갈수록 잔챙이 입질도 뜸해집니다.
문뜩 '내가 지금 무슨 낚시를 하고 있는거야? 잔챙이 녀석들이나 볼려구 이렇게 있는 건 아니잖아?' 하는 생각에
미끼를 모두 옥수수와 새우로 교체하고 지루한 기다림 속으로 다시 몸을 맡긴다.
요 근래들어 가장 푸근한 밤이 아니가? 싶은 생각에 잠길 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녀석들의 몸부림소리...
헉! 대대적인 산란이 시작된 것이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상상을 초월하는 파장음...
'가물치소리는 아닌데... 저 정도 물소리라면...'
그렇게 새벽을 향해가는 시간 감빡 눈을 감았다 뜨면 한시간이 흐르고, 또 한시간...체력의 한계와 씨름해야 하는 순간이다.
어느새 희뿌옇게 동이 트는 시간에도 찌는 요지부동, 저기저기선 녀석들의 그칠 줄 모르는 격렬한 몸부림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밤새 겨우 요만큼입니다.(..")

이번 조행의 최대어... 아무리 요리 재고, 조리 봐도 조금 모자랍니다

밤새 참붕어들이 찌에다... 녀석들 장소 선정을 잘 못했군요.^^
나름대로 만족할 수도 있었던 조행과 조과였음에도 이렇게 실망스러운 이유는
너무 많이 알아버린 사전 정보에 그만큼 기대가 컸었던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과 함께 이번 조행을 마무리합니다.

연하지 붕어 얼굴을 자세히... 두툼한게 잘 생겼죠??

다음을 기약하며...안녕~~~
[연하지 취재 종합]
* 일 시: 2004년 4월 10일(토) 18시 ~ 11일(일) 08시 / 음력 윤 2월 21일
* 장 소 : 경북 경산 자인면 연하지
* 저수지 : 약 6천여평의 평지형 저수지로 상류 연밭을 비롯한 갈대, 부들 등의 정수수초 및 저수지 전역에 걸쳐
고르게 분포한 말즘 등의 침수수초로 붕어의 생장여건이 좋아 해마다 거르지 않고 대물이 출현하는
저력있는 저수지지만 자인면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차량주행음과 가로등 불빛 등은 감수해야함
* 날 씨 :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 / 낮 최고 25도~ 밤 최저 10도 내외로 푸근함이 느껴지는 밤기온
* 포인트: 삮은 연줄기와 갈대, 부들이 혼재한 상류 수초대
* 수 심 : 60 ~ 90cm 내외
* 대편성: 1.9 ~ 2.9 10대 (스윙 채비) & 4.0 2대 (수초치기 채비) 부들 갈대 수초 사이 총 12대 (후나 기준)
* 채 비 : 프로로카본 3호 원줄, 케브라 3호 목줄, 2단 미늘 G사 감성돔 바늘 4호(외바늘 채비)
* 찌맞춤: 캐미 장착된 오동 수초찌에 봉돌만 단 상태에서 수평 찌맞춤
* 미 끼 : 새우, 참붕어, 캔옥수수, 지렁이, 겉보리, 떡밥 (후나기준)
* 조 과 : 준척급 1수외 6 ~ 8치급 낱마리
* 기 타 : 주간 갈헐적인 산란 뒤척임을 보이다 자정이후 새벽시간대 상류권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산란이 이루어짐
캔옥수수에 씨알, 입질이 좋았으며 한밤중(산란중일때)보다는 초저녁과 동틀녘을 주 타임으로 마릿수 위주의 낚시보다는
씨알 위주의 낚시를 한다면 덩치급 입질을 받아낼 수 있을 듯함
*** 기타 조황문의는 경산 자인 낚시와사람낚시점으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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