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화보조행기 #18 > 충북 괴산 불정면 소재 소류지 [2005.06.05-06]      [이미지만보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지만...


1. 그믐과 배수와 연휴

저수지마다 막바지 배수가 한창인 요즘입니다.

일부에서는 한꺼번에 배수를 하기도 하지만 또 일부에서는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의 배수를 합니다.

어찌되었든 매년 있는 일이니만큼 새로울 것도 없는 어한기(漁閑期)인 요즘입니다.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제법 긴 연휴 기간동안 많은 분들은 그간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 때문에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출조를 계획했을 겁니다.

하지만 붕친은 토요일 하루를 꼬박 회사일로 보냈으니 이번 연휴만큼은 다른 주말과 다를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먼 곳으로의 출조는 언감생심 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달 없는 그믐 주말을 그냥 보낼 수는 없는 일.

붕친은 지난 일요일 새벽에 서울에서는 그래도 만만한 거리축에 끼는 음성으로 떠났습니다.




불정 소류지 전경


2. 계절은 어느새 한여름으로 향하고 있는데...

더위는 붕친에겐 쥐약이나 다름없습니다.

까뮈의 소설 "이방인"에선 알제리의 살인 더위에 마침내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간문인 "감옥으로 부터의 사색"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등장합니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 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C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 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혐오에 있습니다..."

- 신영복 著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329쪽, 돌베게刊 -

추위는 우리가 서로를 찾게 만드는 힘이 있는 반면 더위는 서로를 증오하게 만드는 나쁜 면도 있다는 말인겝니다.

여하튼 붕친에게 있어서 더위는 그리 반갑지 않은 계절병에 다름 아닙니다.

그렇다면...




상류권... 수량이 형편없이 줄었습니다




부들속엔 이렇게 많은 통로가 있습니다. 붕어들의 길입니다


3. 더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음성 오성낚시점에 들르니 일요일 새벽 3시. 전날 사장님께 미리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이른 새벽의 낚시점 방문은 여러모로 민폐입니다.

그래도 웃으며 반겨주시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장님께 몇 군데 정보를 구하고 나니 어스름하니 어느새 동창이 밝아옵니다.

약도를 받아들고 갈 길을 재촉하여 도착해보니 몇해전 와봤던 소류지였습니다.

하긴 그 당시엔 귀경길에 들러 눈으로 구경만 하였으니 이번엔 제대로 낚시를 해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오전 10시만 되도 후끈후끈 찝니다... 아~ 그늘 그늘




제방에서 본 붕친의 자리




조금 더 가까이서 보면...




상류에서 본 붕친의 자리... 숲길을 뚫고 가야




여깁니다




언제나 그렇듯 뗏장을 바로 넘겨 갓낚시를... 수심 40cm




8대에 참붕어와 새우를 달아두고 딱 한 마리를 기대해봅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에 참붕어와 2-3치 붕어들의 습격에...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 환해집니다.

10시가 되니 마침내 바람 한 점 없이 고스란히 내리 쬐는 뙤약볕을 머리에 이고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새우를 달아두니 서너번의 질질 끌고 다니는 입질에 껍데기만 남습니다.

새우 망에는 중지 손가락보다 더 큰 시커먼 숫참붕어만 그득합니다. 녀석들 중 그래도 작은 녀석을 꺼내 달아두니 마찬가지로 1-2분 만에 머리만 남습니다.

이럴 때 아쉬운 것이 메주콩입니다.




구름도 없고 바람도 없는 그날...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싶었습니다




그나마 붕친 자리엔 손바닥만한 그늘이...




제방에 자리를 한 레꼬님과 자연님은 일찌감치 항복을 선언한 후...




제방 끝에 그늘을 만들고는 오수(午睡)를 청합니다




아... 그늘...




그래도 말풀이 그득한 곳에 자리를 펴고 한방을 기다렸던...




참붕어들의 산란에 물오리들만 신났습니다




마침내 해가 지기 시작하고...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날 만큼은 무더위, 참붕어와 2 ~ 3치 붕애들 그리고 무기력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즐겨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즐길 도리가 없습니다.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오직 하나...

"어서 해가 져라!"


이 무더운 계절에 뙤약볕 낚시를 한 것이 불찰이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오후 느즈막히 내려와 자리를 펴고 바로 밤낚시 준비를 했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전쟁같은 낮을 보내고 마침내 밤이 왔습니다.

저수지 곳곳에서 쩝쩝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참붕어들의 산란이 밤에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뗏장 너머로 넘겨 쳐 둔 참붕어에 간간히 미동만 있을 뿐 밤 11시가 넘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낮에 이미 너무 지쳤었는지 피곤이 몰려옵니다.


새벽 2시에 일어나 새벽 장을 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곤 잠을 청합니다만 일어나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습니다.

그 허무함이라니...

옆자리에서 밤을 샜다는 어느 꾼은 그래도 참붕어에 9치 붕어 얼굴을 봤답니다.

붕친은 결국 체력 안배에 실패 했슴을 자인하며 대를 걷습니다.

참붕어를 달아둔 8대 모두 여기저기에 처박혀 있는 채로 주인의 무지함을 조롱합니다.

그중 두대에 걸려있는 솥뚜껑만한 자라 두 마리...



크기가 같습니다




그 중 한 녀석의 얼굴입니다. 물론 모두 놔 주었습니다


철수 길에 몇몇 분께 조황을 알려드리니 다들 입맛만 다십니다.

그 아까운 자연산 자라를, 그것도 그 정도 크기의 자라를 왜 놔줬냐며 원망들입니다.

나에게 잡혀준 녀석들은 복이 많은 녀석들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일부러 죽이는 일이 붕친에겐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용왕님도 탄복하실 것이니 그나마 어복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봅니다만 옆에 있던 자연님은 웃기만 합니다.




오늘의 붕어 조과..물론 4-5치 붕어들은 살림망에 담지도 않았지만...




모처럼만에 여름 낚시를 한 수 잘 배운 조행 길 이었습니다


[충북 괴산 불정면 소재 소류지 취재종합]

* 일 시 : 2005년 6월 5일(일) ~ 6월 6일(월)

* 장 소 : 충북 괴산군 불정면 소재 소류지

* 취 재 : 열린낚시여행팀

* 취재 요약 : 막바지 배수가 진행 중인 요즘입니다. 더하여 7-8월 못지 않는 더위입니다.

                  막바지 배수에 참붕어들 산란이 진행중인지라 대물 붕어들이 연안까지 붙지를 않은 듯 했습니다.

                  새벽에 큰 붕어들이 들어왔음직했지만 한낮 더위에 너무 지쳐 결국 밤새도록 잠만 잤던 조행이었습니다.

                  솥뚜꽁만 자라 두마리, 3 ~ 5치 붕어 수십마리외에 이렇다 할 조과 없이 철수했습니다.

                  한낮엔 밤낚시를 위하여 체력안배를 잘 해 두어야 좋은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온 조행이었습니다.




*** 화보집을 다 보셨으면 본 브라우저를 닫으십시오!!!

취재 - [열린낚시여행팀] 붕친 [[email protected]]







[SNS 화보 보내기]



[응원의 메세지]


입큰 데스크 | Tel. 031) 422-2733

Copyright ⓒ FISHMA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