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의 추억
구만리 뱃터에서 통통배를 타고 건너편 동촌으로 건너가 혼자 낚시를 하던 십여년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무섭게 쏟아지는 한밤의 폭우에 낚싯대며 텐트등 낚시장비 모두를 고스란히 수장시키고 겨우 목숨만 건져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빗소리, 천둥소리에 잠에서 깨어 텐트에서 나와보니 물은 이미 텐트 바닥을 적실 정도로 올라와 있고
5미터 아래에 있던 낚싯대며 살림망은 아득하니 깊은 물속에 잠겨 흔적조차 보이지도 않았던 그 밤.
천둥과 바람소리 그리고 주먹만한 빗방울이 물과 땅에 꽂히며 그와 동시에 들리는 그 무시무시한 어둠의 소리 한가운데서
나는 내가 죽음에 가까이 와 있슴을 알게 되었고,
그 순간 그간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이 아주 짧은 시간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그 비를 다 맞으며 서있다가 문득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여기고는
번갯불이 비춰주는 그 잠깐의 밝음을 등불삼아 길을 찾고는 무작정 산위로 기어 올라갑니다.
새벽 어스름해져서야 지옥같은 비는 그치고 그제서야 저 멀리서 나를 찾는 배 한척이 오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를 동촌 골짜기에 내려주었던 통통배의 주인양반이었습니다.
온몸에 흙투성이에 고스란히 비를 다 맞은 후의 몰골이라니...
그 이후 다시는 낚시를 가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지만 바로 그 다음주에 나는 또 다시 태산리 연애골로의 출조를 떠나고 맙니다.
대추나무골, 병풍골, 절골, 골방천, 모일, 어구말 , 월명리 그리고 상무룡리와 공수리.
어느 골짜기 하나 내 발길이 닿지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파로호에 미쳐있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차츰차츰 파로호로의 발길을 끊게 됩니다.
그렇게 십여년이 흐른 지난 금요일 밤, 나는 또 다시 파로호를 찾아 떠납니다.

용호리 첫골... 지금도 통통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을

용호리 둘째골... 멀리 말골 좌대들이 보입니다

둘째골을 배를 타고 돌면 드디어 좌대들이...

반대편 방향에서 바라본 좌대들

그 옛날 노지낚시가 주종을 이루던 시절의 흔적... 산위의 매점

좌대가 없던 시절의 파로호에서의 낚시는 바로 이렇게 자리를 만들고 했답니다

용호리 말골 좌대들... 잠긴 육초들을 뒤로한 채 좌대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꾼들이 좌대에 앉아 낚시를 하고 있지만 조황은 몰황에 다름아닙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낚시의 묘미중 으뜸은 바로 "희망"... 어제는 꽝이었다는 소문이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이미 육초들은 물에 잠겨 풀냄새를 맡은 붕어들이 몰려들만도 했지만...

그럴듯한 포인트들

붕친도 이렇게 전을 펴고 붕어를 기다려봤습니다만...

밤새 별일없이 조용히 아침이 왔습니다

"잡으셨어요??"라고 물으니 고개만 저으며 아침 일찍 철수중이라고...

새벽입질을 기대했지만...

또 다른 이른 새벽의 철수

붕친의 유일한 조과
지난 번 내린 비에 물색이 많이 탁해졌습니다.
작년 이후로 왠만해서는 물을 빼지않고 있다며 오름수위의 얕은 수초대를 기대했지만
붕어는 깊은 수심에서 낱마리로 얼굴만 보여주고 마는 정도였습니다.
며칠을 더 기다려야 깊은 곳에 있는 파로호 붕어들이 나올 것이라며 몇주전의 반짝 호황을 이야기해주는 관리인분.
그 때는 어느 좌대에 서건, 어느 수심에서건 붕어들이 많이 나왔었다며
지금처럼 조금씩 물과 수온이 다시금 올라가준다면 조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말에만 낚시를 갈 수 있는 붕친에게는 남얘기같은 희망.
하루 이틀동안의 반짝호황을 기대하며 그 날을 낚시터에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는 것이 주말꾼들의 비애(?)입니다.
그저 십여년만에 다시 파로호를 찾아와 골골이 스며있는 옛추억을 떠올리며 하루 잘 쉬다가 가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했던 조행이었습니다.

파로호와 더불어 늙어갔을 낡은 배의 휴식과 꿈
[파로호 용호리 말골 취재종합]
* 일 시 : 2004년 5월 22일(토) 새벽 - 23일(일) 아침 10시까지
* 장 소 : 강원도 화천 파로호 용호리 말골 형제좌대
* 날 씨 : 맑음
* 취 재 : 열린낚시여행팀
* 동 행 : 자연 님
* 수 심 : 3 ~ 4m
* 대편성: 3.2 ~ 3.6칸 4대
* 채 비 : 3호 원줄, 2.5호 목줄, 12호 바늘
* 조 과 : 모래무지 1수, 마자 2수등 강고기외 붕어얼굴 못봄
* 미 끼 : 떡밥, 지렁이 짝밥
*** 기타 조황문의는 대성리 황새바위낚시점으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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