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추억의 이야기 #1 > 추억의 이야기 [2014.12.10]      [이미지만보기]

* 본 화보는 01.초님의 추억의 조행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2004. 1. 15)

봉돌을 조심합시다


찌는 듯이 무덥던 어느 여름날 정오무렵입니다.

늘 그랬듯이 제가 자주가는 저수지를 찾아 갔습니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날이라 저수지에는 아무도 없더군요.

이리저리 포인트를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골라 앉고는

구슬땀을 흘리며 낚싯대를 바쁘게 펴기 시작했습니다.

수몰된 버드나무를 가운데 두고 양 사이드로 대를 펴는 와중에 제 눈에 들어오는 물건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앞 전 낚시꾼이 떨구었을 법한 찌가 수몰나무 옆에 있는 것이 눈안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대충 보기에도 그리 값비싼 찌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찌도 워낙 많을때라 그냥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대를 다 펴고 나서 그쪽으로 낚싯대를 던질 때마다 그 찌란 놈이 저의 신경을 계속 쓰이게 만들더군요.

낚시에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어서 펴놓은 낚싯대 중 하나를 골라잡아 건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휭~ 한번..

휭~ 두번..

몇번의 헛수고 끝에 드디어 그쪽 원줄과 저의 원줄이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때 저의 채비는 원줄 3호, 목줄 3호.. 무서울 게 없죠. ^^* 히힛

그러나 이내.. 그건 커다란 착각이란걸 알고야 맙니다.

원줄을 잡고 잡아다니면.. 간단히 그쪽 원줄이 끊어지거나 목줄, 바늘이 나갈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상대도 막강한 채비를 자랑하더군요.

대물낚시를 하는 분들이 오지 않는 저수지로 보건데...

아마... 원줄굵기, 목줄굵기를 무시한 "전투새마을 채비"를 후킹한 모양입니다.






이젠 방법이 없었습니다.

둘중 하나는 터져야 일이 끝나는 상황..

워낙 제가 의상을 중시하지 않는터라... 런닝구와 반바지 차림에 땀은 비오듯 쏟아지며...

낚시꾼이 대물과 멋지게 씨름하는 것도 아니고...

그깟 남이 터트리고 간 원줄과 실랑이하는 허접한 상황에 저도 후회와 한심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이미 빼도 박도 못할 상황.

이젠 갈 때까지 갔습니다.. 허접한 0.1초 아무생각 없습니다.

무작정 원줄을 잡아 당김으로써.. 손에 아픔이 심하게 느껴질쯤..!!

허걱..!! 잡아당기던 손이 순간 허해지며.. 욱~!!!

저는 배꼽쪽에 말할 수없는 극심한 통증을 느껴지며.. 땅바닥에 널부러졌습니다.

거의.. 혼수상태 일보직전이더군요.

바닥에 배를 움켜지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와중에서야..

봉돌이 날아와 배를 강타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일단 배꼽를 쓰다듬어 봤습니다.

혹시 배에 봉돌이 꽂혔나?!!!.. 다행히 안꽂혔더군요.

순간적으로 배에 봉돌이 꽂혔으면 병원에 가서 챙피해서 어찌 뽑나...

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가더라구요.

배꼽을 움켜지고 겨우 꾸부정하게 의자에 앉아 본사람 없나 둘러보고...

숨을 좀 돌리고 런닝구를 걷어보니..

다행히 배꼽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옆댕이를 때렸더군요.

배꼽이 조금 까지고 피가 나더라구요.ㅜㅜ






정신을 가다듬어.. 담배를 하나 물었습니다.

내팽겨쳐진 낚싯대를 들고보니 제 목줄이 나갔더군요.

물속에 있는 그 찌는 마치 저를 비웃 듯..

이젠 아주 몸통까지 찌가 올라와.. 까딱까딱 거리구요.

바로 짐 쌓습니다..

대 편지 한시간도 안되.. 피도 보고.. 배꼽도 계속 아프고..

낚시할 마음도 도저히 안나더군요.

돌아오는 와중에 길 옆에 있는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쭈구리고 앉아서 먹는데

그때까지 계속 아프더라구여.ㅜㅜ


며칠 후에 마눌님이 제 배꼽의 상처를 보고는 의심어린 눈빛으로 자꾸 묻더군요.

참.. 대답 궁색하더군요.

그래도 울 마눌은 제가 낚시좀 하는 줄 아는데...

낚시도 못하고 심란하게 봉돌 맞고 왔다고 할 수도 없구요.ㅜㅜ

* 여러분 봉돌 조심합시다.. 순간의 방심이 배꼽을 아푸게 합니다.. 고맙습니다.^^


- 지난 추억의 글을 화보로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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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입큰멤버] 0.1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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