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 대차게 꽝치다
필자가 지난해부터 사이드잡으로 시작한 것이 작가를 발굴해 책을 출간하게 하는 일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 덧 1년여가 지나니 거의 주업이 되어 버렸는데...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꺼냐느냐고?
필자가 가장 최근 발굴해 출판하기로 한 신인작가의 집이 알고 보니 대구더라는 것!
흐흐흐... 물실호기(勿失好機)!!!
“아~ 그러니까 원래는 다 서울에 올라와서 계약하는 게 원칙인데, 내가 직접 내려가겠단 말입니다.
이 얼마나 파격적인 일인지 아시오? 아, 충분히 감사해도 되요. 하하. 아아, 그리고 말이죠.
계약일시는 무조건 이번 주 금요일 오전입니다. 다른 때는 내가 시간이 없어서리...”
한껏 거드름 피워가면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음모를 꾸민 이 음흉한 꾼은 금요일 새벽 쏜살같이 대구를 향한다.
물론, 출판사로부터는 두둑한 출장비까지 뜯어내서 말이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 대구 시내에 나타난 꾼,
도장은 팍팍팍, 앞으로의 집필, 출판계획도 설렁설렁, 이 못말리는 꾼은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영천에 자리한 영남대물피싱으로 내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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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중천에 떴는데 찌가 안 보인다

첫째날 소류지 상류권

필자가 꽝친 제방권 모습

기온 영상 2도까지 하강
백갈매기 특파원으로부터 소개받은 첫 번째 소류지는 낚시자리가 안 나와 퇴짜를 놓고 두 번째로 소개 받은 곳이 천여평의 자그마한 이 소류지이다.
직사각형의 소류지를 반으로 뚝 잘라서 절반은 맨땅이요, 절반은 부들로 꽉차있는데 그림이 한마디로 굿이다. 굿!!!
그런데, 상류 부들받에 누군가가 파 놓은 곰발바닥에 대를 피려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다 특파원에게 전화를 건 것이 잘 못 된 것일까?
갑작스레 특파원은 상류쪽 말고 제방쪽 한가운데에서 맨땅에 장대를 대차게 펴 보란다.
가능하면 7칸대로 꺼내서 휘둘러 보라는데...
마침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벌써 해거름이고,
상류 자리는 근 한 30분은 작업을 해야만 낚시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귀차니즘이 발동한 꾼,
‘그래 현지꾼이 짱이야, 현지꾼 말을 듣자’ 핑계를 대가면서 대를 핀다.
독탕!
제방 한가운데에서 3.2칸을 제일 짧은 대로 해서 3.6 두 대, 4.0 두 대, 44. 47.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에 장대로 삽질하기...
흐미~! 4.7칸대 수심이 60Cm가 겨우 넘는다.
조과?
물론 꽝이다. 밤새 제대로 된 입질 한번 못 봤다.
그리고, 아침 장이 좋다는 특파원의 언질에 잔뜩 기대하고 앉은 새벽녘,
소류지는 온통 안개에 쌓여 제일 짧은 3.2칸대의 찌나 겨우 보일둥 말둥 한다.
하염없이 3.2칸 한 대만 바라보고 앉아 있는 꾼.
해가 중천에 떠 올라도 찌는 보이질 않는다.
아윽,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대를 접자.
그때서야 거짓말 처럼 안개가 사라진다.
거기에 덤으로 핸드폰이 망가져, 낚시 의자도 망가져~!
으아악~! 악악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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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필자가 낚시한 아래못 전경(200여평)

윗 못 전경(150여평)

바늘대왕님은 윗 못 산 밑에서...

고래사냥님 오랜만입니다

필자는 아랫 못 제방 한 가운데서...
그렇게 대차게 꽝치고 특파원 점으로 철수한 꾼,
특파원을 거의 잡아먹을 기세다.
결국, 아직 거의 낚시하지 않은 소류지를 소개 받기로 하고,
망가진 의자 대신 특파원 의자도 빌리고,
A/S 센타에 들러 전화기도 고쳐 다시 출발...
오늘은 혼자가 아니라 김천에서 내려온 바늘대왕님,
나중에 합류한 고래사냥님,
필자가 이쪽으로 내려오면 언제나 도움만 받는 고마운 꾼들이다.
도착한 소류지는 그림이 어제보다 더 환상적이다.
거기다 전혀 낚시한 흔적도 보이질 않는 말 그대로 처녀지의 모양.
오늘도 꾼은 대차게 대를 핀다.
아, 대를 한참 피고 있는데 소류지 쥔장이 나타났다.
여긴 사유지이니 낚시 하지 말란다.
그래도 어디 그게 말이 되나?
이렇게 기가막히는 그림을 봤는데,
온 갓 비굴한 굽실거림에 ‘깨끗이 청소까지 해 놓고 가겠다’는 사탕발림까지... 흐흐흐...
결국 어렵사리 낚시 허락을 받는다.
거기에 재주 껏 잡아 보라는 격려까지,
지난 여름 비와서 넘쳤을 때 팔뚝만한 붕어가 길가로 나왔었단다.
그래서 조과는?
흐미~! 물론 대차게 꽝이다.
거기에 백갈매기 특파원에게 빌린 의자까지 또 망가뜨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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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포인트 왼쪽 그림

필자의 포인트 오른쪽 그림

한 밤중에 짧은 뽕으로 한 대 추가

커피를 끓여 온 소류지 옆 목장주인장과 바늘대왕님의 담소

아침에 고래사냥님이 꺼낸 일곱치급 붕어

이번 영천 출조에서 필자의 유일한 조과. ^____^;
그림은 기가 막혔지만 밤새도록 단 한 번의 입질도 받을 수 없었다.
소류지 옆의 목장주인과 마나님의 따뜻한 격려도,
밤새 목장에서 흘러나온 은은하면서도 우아한 클래식 사운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뚜껑을 딸 기회는 그렇게 대차게 꽝치는 것으로 대신해 버렸다.
그래도 윗못에서는 아침에 햇살이 퍼지자 잔챙이들이 입질을 해 줬고,
필자도 커피를 끓여 온 목장주인 양반과의 담소후에 돌아와 보니 찌가 올라와 있기는 했다.
어차피 입질은 붕어가 해 주는 것!
“에잉~ 내 영천쪽으로는 오줌도.... 흐미~ 고진말하지 말자.”
투덜 거리는 꾼의 입을 붕어 아닌 영천 꾼의 ‘엄청 맛있는 김치’가 벌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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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일대 소류지 취재종합]
* 일 시 : 2006년 10월 27일(금) 18시 - 10월 29일 10시
* 장 소 : 경북 영천 일대 소류지
* 날 씨 : 화창, 바람한점 없었음.
* 취 재 : 엽기팀
* 동 행 : 바늘대왕, 고래사냥 님.
* 수 심 : 60 - 120Cm
* 미 끼 : 새우, 참붕어
* 낚싯대: 7대 - 11대
* 채 비 : 원줄 3호, 목줄 2호, 붕어 13호(급) 외봉 (술나비 기준)
* 기 타 : 갑작스런 기온 강하로 몰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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