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과 함께 찾아온 은빛 그녀는...
상당한 빵을 지닌 떵어리...
31.5cm 비록 턱걸이지만 월척입니다. 겨울월척!
그렇게도 갈망하던 바로 그 은빛 겨울 월척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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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상당히 좋은 31.5cm급 월척입니다
하향곡선을 그리던 기온 그래프 끝에 전국에 눈/비 예보를 동반하고 맞는 12월의 첫 주말...
계절 탓인지, 날씨 탓인지 함께 할 조우 없이 물가로 향하는 발걸음에 바람이 잠든 수면에 대를 드리울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 할 만큼 붕어 꾼에게 있어 겨울은 시련의 계절입니다.
'궁하면 통한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어렵사리 낮 낚시에도 괜찮은 씨알의 붕어얼굴을 볼 수 있다는 창녕권의 수로 한 곳?을 소개받고
설레임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물가로 향하는 발길에 힘을 좀 더 실어봅니다.
적당히 흐려 있는 물색에 군데군데 산재한 줄풀과 아직 삮지 않은 수련까지...
마치 아담한 소류지를 연상시키듯 그렇게 대를 드리우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 붕어들이 올라와 줄 것만 같은 분위기의 조그만한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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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소류지를 연상시키는 수로 전경

상류?쪽 아직 삮지 않은 수련이...

하류?쪽을 바라보고...

상류?쪽을 바라보고...
욕심껏? 대 편성을 하고, 언제 올지 모를 입질을 기다리길 한 시간 두 시간... 벌써 네 시간째!
그 어느 찌도 미세한 미동조차 읽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추운 날씨 탓인가?'
붕어 얼굴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점점 희박해져가고, 앞산과 높은 제방 사이로 부는 골바람은
마치 계절을 잊은 철없는 조사를 나무라듯 그렇게 매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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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사이사이와 맨바닥 (그나마 깊은 수심)을 동시에 공략중인 필자의 대 편성 모습
오후를 향하는 시간...
넓지 않은 수면적에 비해 깊어야 M권.
생각보다 얕은 수심...
밤낚시에 대한 기대를 상실한지 이미 오래입니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눈도 온다는데 이렇게 물 구경은 했으니 이번 출조는 여기서 접을까?... 에이 그래도...'하며 그렇게 남지 대곡늪으로 반포수로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방황 끝에 어둠이 내릴 무렵이 다 되서야 허겁지겁 달려 간 곳은 대합면에 위치한 용호늪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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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오고 있는 용호늪의 전경
어둠에 쫒겨 대 편성을 서두르는 사이 다행히도 매섭던 바람은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사위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 저녁...
모처럼만에 (물만 끓이면 되는 인스턴트긴 하지만 ^^") 밥도 하고, 통조림 찌개에 봉지김치... 반주로 걸죽한 막걸리도 한사발... ^^
느끼는 고독이 아닌 즐기는 고독을 만끽합니다.
어둠은 점점 무르익어가고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간...
스며드는 한기에 (언제부턴지 모르게 감겨있던) 눈이 떠집니다.
바닥 난 가스를 갈아 끼우려고 켠 헤드렌턴 빛에 주위는 온통 은백의 세상.
올겨울 첫 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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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의 첫 눈을 이렇게 물가에서 맞이합니다
낚싯대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다시 채비를 드리우는데 눈물을 머금은 낚싯대는 겨울밤의 추위만큼 그 무게를 더합니다.
또다시 기다림... 아니 기다리지 않습니다.
‘샤르르 샤르르’ 눈 내리는 소리를 느끼며 깊어가는 겨울밤 속에 그냥 그렇게 망부석처럼 있을 뿐...
이것만으로도 겨울 밤낚시는 충분한거지 뭐...‘
이런 저런 상념 속에 어느새 어렴풋이 주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머지않아 동이 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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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물가 너머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필자의 자리

5.1 ~ 3.6칸까지 장대로 원거리 포인트를 집중 공약 중인 필자의 대 편성 모습

드디어 아침 해가 떠오르고...

필자의 자리에서 하류권을 바라보고...

여귀 밭 언저리의 경사면을 노린 좌측 포인트

줄풀 밭 너머의 물 속 골자리를 노린 우측 포인트

필자의 자리에서 상류(펌프장)쪽을 바라보고...
아침 해가 떠오르고 오전을 향해가는 시간... 필자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온 신경을 찌 끝 하나 하나에 실어보지만 짖궂게 휘몰아치는 사풍과 수면에 부딪히는 햇살에 눈도 팔도 마음 같지가 않습니다.
한대 한대 얼어붙은 낚싯대에 남은 잔설과 함께 아쉬움을 털어내며 또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두릅니다.
바람에 떠밀려 채비가 골자리로 굴러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 3.6칸 대 찌...
무심코 거머쥔 낚싯대... 덜커덕!!!
'에이 왠 밑 걸림... ???... 어어어???'
상당한 빵을 지닌 떵어리...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렇게도 갈망하던 바로 그 은빛 겨울 월척이건만...
심장을 멎도록 올라오는 찌 올림도, 드라마틱한 챔질의 순간도 필자에겐 분에 넘치는 사치인가?
붕어 없는 조행기 되지 말라고 받은 보너스 같은... 어처구니 없는 상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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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빛을 닮은 겨울 월척의 고운 자태
[용호늪 취재 종합]
* 일 시 : 2005년 12월 03일 (토) ~ 12월 04일 (월) 음력 11월 02일 ~ 11월 03일
* 장 소 : 경남 창녕군 대합면 용호늪
* 날 씨 : 자정 무렵부터 새벽까지 눈
* 포인트 : 작은 줄풀과 여귀 언저리 골자리 및 경사면
* 수 심 : 1.0M ~ 1.5M 내외
* 대편성 : 3.6 ~ 5.1 (떡밥 대물 스윙 채비)
* 채 비: 프로로카본 4호 원줄, 케블라 2호 목줄, D사 감성돔 바늘 3호 (외바늘 채비)
* 찌맞춤 : 영점 찌맞춤
* 미 끼 : 글루텐 떡밥 & 지렁이
* 특이사항 : 겨울이 깊어지고 살얼음이 얼 정도 추워질수록 씨알이 점점 굵어진다고 하지만
그에 반해 입질빈도는 현저히 떨어져 하루에 입질 한번 받기도 어려워지는 곳입니다.
필자는 운 좋게 하룻밤 낚시에 붕어얼굴을 보았지만 조과 보다 차가운 겨울밤 물가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는 님들께 더 어울리는 곳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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