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화보조행기 #4 > 충남 아산 신수지 [2000.12.03-04]      [이미지만보기]


* 아산권 저수지들의 대 반란!!



사람들마다 낚시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소총수 마냥 낚시대 한대 달랑 뽑아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수초 구멍을 공략하는

소위 뻥치기를 대물을 낚을 수 있는 최고의 낚시 방법이라고 예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뻥치기는 낚시의 정도에서 벗어난 점잖치 못한 방법이고, 붕어 낚시 특유의 손맛을 즐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스윙 물 낚시만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시즌이 이쯤 되면 수초 치기를 기피하던 꾼 들도 어쩔 수 없이, 떡밥낚시의

그 우아함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된다.


수온이 내려가면서 붕어들은 깊은 수심층으로 은거해 들어가거나, 아니면 부들이나

갈대 같은 은신처 속으로 박혀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때쯤 이면 얼음이 얼기를 기다리면서

오전에 잠간 이루어지는 뻥치기 낚시로 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리소에서 제방을 바라본 전경


그런데 요즘 아산권에 있는 몇몇 저수지들은 지금까지의 낚시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

일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수초가 전혀 없는 맨 바닥에서 밤낚시에 붕어가 나오는 것이다.


비록 입질이 여름처럼 시원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떡밥을 미끼로 해서 밤낚시에

7-9치의 토종 붕어들이 마리 수로 낚이고 있으니, 분명 이변은 이변이다.


이 이변의 최초 시작은 안골지에서 시작되었는데,

11월 중순경에 우리에게도 얼굴이 잘 알려진 TV탈랜트 정명환씨가 우연히 안골지 좌대에 올라

하루 저녁에 70여수의 대박을 터트리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연일 파시를 이루면서 많은 낚시인들을 불러모았다.


이어서 이 반란은 인근에 있는 신수지와 죽산지에서도 확인되었는데,

중층 낚시를 위해서 신수지를 찾았던 사람들에 의해 토종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이변이 속출된 것이다.




이런!! 수초치기 포인트에는 얼음이..


상식을 뒤 없는 겨울철 저수지 밤낚시의 현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자가 신수지를 찾은 것은

12월 3일 오후 5시, 이미 낚시갈까를 비롯하여 낚시가유, 청호, 장신 이상 네 명의

맹렬 회원들은 낚시대 세팅을 완료한 상태에서 어신 읽기에 돌입해 있었다.


일기예보에서 전하는 오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어 치는 낚시터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의 매서운 추위이다.

이런 추이 속에서 낚시라니, 그것도 밤낚시라니 일단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단 시작을 하고 볼일. 일행들이 자리하고 있는 최 하류, 그러니까 낚시터

전체로 볼 때 관리소 왼쪽 중 하류권에 자리를 잡고 수심을 체크하니 약 4m.

저녁이 되면서 바람을 잦아들지만, 기온은 점점 떨어진다.


밖으로 내어놓은 것들은 모조리 얼어붙어 버리는 추위를 견디지 못해서 모두들

떡밥을 주머니에 넣고 낚시에 임하는데...




을씨년스러운 겨울 낚시터의 모습


낚시갈까님의 낚시대가 연신 멋지게 휘어지면서, 8치급 토종붕어들을 끌어낸다.

모두들 부러움의 야유를 보내는 가운데, 유독 그의 채비에서만 입질이 이어진다.


불과 2m 거리도 되지 않은 거리를 두고 주욱 앉아 있는데...

한참의 침묵을 깨트린 것은 낚시갈까의 바로 위쪽에 앉았던 낚시가유님.


그 역시 비슷한 씨알을 걷어올리면서, 또 그 위쪽에 앉은 장신님도 입질을 받아서 일어선다.

그런데 유독 아랫쪽에 자리잡은 청호님과 필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침묵의 시간이 이어지고...




완전무장을 한 장신님,청호님...


양어장식 낚시터의 특징 중에 하나는 유독 잘 나오는 포인트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인데,

신수지 역시 입어료 10,000원을 받는 아산 권에서는 거의 양어장 수준에 육박하는 곳이라서인지,

낚시갈까님의 자리에서만 입질이 이어지고 그를 기준으로 해서 위쪽으로는 간간히 입질이 있다.


하지만 그의 아래쪽으로는 입질이 없는 현상은 방이 깊어져도 바뀔 줄을 모른다.

밤 열시, 이를 악물고 추위를 견디던 청호님과 장신님은 철수를 결정하고,

필자는 장신님의 자리로 이동해 보기로 한다.




"씨알 좋고...!!"




"좀 웃어봐요....!!" 낚시갈까님


밤 12시, 체감온도는 여전히 영하 10도를 밑도는데... 히타를 가동시켜 놓았던

차에 들어가 추위를 피해보기로 하고, 자동차 안으로 철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 4시경에야 겨우 잠이 들었는데, 낚시갈까님의 부지런함(?) 때문에

7시 30분 다시 일어나서 낚시를 시작한다.


지난밤의 추위를 견디지 못한 연안으로는 모두 살얼음이 잡히고, 주변 산을 비롯해서

관리소 지붕 위에는 마치 눈이라도 내린 듯 된서리가 하얗게 덮였다.


밤새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떡밥을 꺼내어 낚시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콩알만하게,

다음에는 팥알 만하게, 그래도 여전히 입질이 없기에 이번에는 거의 좁쌀 알만하게

뭉쳐서 바늘 끝에만 겨우 달아 던져 놓았다.




4짜급 떡붕어를 들고 있는 청수낚시 사장님




"난 토종 맞쥬?"


수직으로 꼿꼿이 서서 점잖케 내려앉는 찌의 모양은 언제 보아도 우아함의 극치이다.

그리고 잠시 후, 선명한 감색의 톱만을 겨우 물위에 내어놓고 있던 그 찌가 약간의

예신도 없이 슬그머니 두 세 마디를 올린다.


분명한 입질이다. 때를 놓치지 않고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서 살짝 챔질을 하는 순간,

덜컥하는 느낌과 함께 아랫 쪽으로 파고드는 토종붕어 특유의 그 저항감이 바늘과 줄을 타고

올라와 손목으로부터 온몸으로 전달된다.


겨울 붕어의 저항은 당차다. 원줄을 짧게 짤라서 붕어가 저항할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

수초낚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명력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면서 물위로 떠오른 놈을

서서히 앞으로 당기면서 발 앞으로 끌어내어 줄을 잡으려는 순간, 아니 이런 일이 ?


툭 하면서 초릿대가 떨어져 내린다.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정신을 수습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2번 끝 대 부분에 스며들어 있었던 물기가 얼어붙으면서 크랙이

발생하고 끝내 그 부분이 부러져버린 것이다.




누군지 낯익지 않나요?? 탤런트 정명환 님
입큰붕어의 팬이라네요..


하긴 그렇게 오랫동안 낚시를 해보았어도 오늘과 같은 추위는 처음이었던 같으니...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최근 아산권 낚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장본인인 탈랜트 정명환씨를 비롯한 몇몇의 낚시인들이 들어오고 여전히 입질이 이어진다.


때아닌 호황. 정녕 이렇게 불러도 별 무리는 없을 이번 아산권의 밤낚시 현장을

취재하면서 필자는 일종의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자연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우리는 이 자연의 상식에 기대어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나 인간에 의하여 파괴된 환경은 때때로 상식을 파괴한다.


만약 지금의 이 호황이 자연계의 이상신호라면 ?.... 아니 내가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지 ?

너무 추워서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낚시갈까님의 밤낚시 조과


[취재종합]

* 일 시 : 2000년 12월3일-4일

* 장 소 : 신수지(아산시 음봉면 소재)

* 수 심 : 약 3.5m

* 채 비 : 원줄 2호, 목줄 2합사(약 3cm) 6호 카본바늘(무미늘)

* 미 끼 : 모아모아+글루텐(5) 한 봉 한 봉 (낚시갈까 기준)

* 조 과 : 7-9치 급 토종 붕어 30수.


취재 - [지킴이팀] 구본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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