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 입큰 화보조행기 #6 > 충남 예산 방산지 [2001.04.22-23]      [이미지만보기]


* 방산의 아침....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 그런 추억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리라.

몇 년 전 어느 낚시터에서 대박을 터트렸다거나, 아니면 월척을 잡았던 그런 추억 말이다.

필자에게 굳이 그런 낚시터를 이야기하라면 언제나 기억에 떠오르는 곳은 충남 예산에 자리

하고 있는 방산지였다.


고풍스런 조선시대의 양반가 기와집들이 있는 마을과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저수지.

이곳에 와보면 왜 충청도 양반이라는 별명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 그냥 이해가 된다.


십년도 훨씬 지난 과거의 기억이지만 필자는 방산지에서

큰 낚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밤새도록 올라오던 찌. 그리고 붕어의 힘찬 당길 힘.

그래서 지금도 충청도 그러면 방산지가 생각나는 것이다.


10년의 세월.

강산은 많이도 변했고, 방산지 역시 변했다.

충청도 지방 어디나 무료로 낚시를 즐길 수 있었는데,

유료화의 바람을 타고 방산지도 관리인을 두고 일만원의 낚시요금을

징수하는 곳이 된 것이다.




관리소에서 바라본 상류쪽 전경..


게다가 초봄 포인트 역할을 훌륭하게 했던 상류의 버드나무 지대도

담수량 확충의 차원에서 준설되어버렸다.


하지만 십년 세월을 한결같이 수질만큼은 변한게 없다.

아니 오히려 좋아졌다고 해야 할까 ?

몇 년 전 저수지마다 들어차 있던 가두리 양식장의 바람이, 이 저수지에도

수질의 악화라는 악 영향을 주었는데,

가두리 시설이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철거되어 지금은 오히려

더 낳은 수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로 오랬만에 찾아간 고향집 사촌 아우처럼 반겨주는

관리인을 따라서 포인트로 진입하는 길.

울창한 버드나무 아래서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원앙이들이

난데없는 모터소리에 놀라 날아가고,

이윽고 좌대에 진입하여, 낚시를 내렸다.




사랑을 속삭이다 놀란 원앙들




제가 새로 방산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필자가 낚시한 포인트..


작은 버드나무가 듬성듬성 수몰된 지역,

약간의 밑걸림이 있는 것이 대물이 나올 듯한 분위기이지만...

우리 땅의 어느 하역 (河域) 마다 설쳐대는 살치들 등살에

지금은 오히려 귀한 고기가 되어버린 토종 피라미들이

찌를 올리고 내리고 까불어 대는 통에, 하릴없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연안에 무성하게 자라난 버드나무 숲속에서

산란을 하는 붕어들의 몸부림 소리가 한창이다.


일요일 저녁.

지난밤을 밝혔을 낚시인들은 모두 떠나고 난,

고요함과 어두움으로 침잠해있는

산속 깊은 저수지에서 듣는 붕어들의 산고 소리에는,

차라리 처연함이 배어있다.


종족의 번식을 위해 저들은

그 모진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다.


중층낚시를 포기하고

바닥낚시로 전환하자 곧 입질이 왔다.

약간쯤 찌를 끌고 들어가는 듯 하더니 망설임 없이

그대로 쭈욱 밀어 올린다.


깜깜한 밤

외롭게 박혀있던 캐미와 수면 사이의 관계는

멀어지므로서 가까워지는 환상을 연출하고,

이윽고 줄과 대를 통한 붕어와 인간의 교감이 이루어진다.

그 절정의 순간을 위하여

오늘도 수많은 낚시인들은 집을 떠나

이 고요한 어두움 속에서 침잠하고 있는 것이다.

가슴이 뛰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현실로 느껴지는

그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위하여....


가스난로를 설치해 놓아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에서

정확히 새벽 네 시에 일어나면서

오늘 하루도 힘차게 라고 속으로 외쳐본다.

그리고 간간히 이어지는 입질.

아니 오늘은

입질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아침 안개가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이 자연 속에서

하루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할 수 있다.




산고를 심하게 겪었네요....현장에서 만난 현지조사




필자의 밤샘 조과..




방산의 아침..


아 !

내가 살아있고.

느끼고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진정으로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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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지킴이팀] 구본식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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